Brian Crain
한 해에 한 번, 무척이나 심하게 앓는 날이 있는데, 그날이 오늘이다.
머릿속은 엉킬 대로 엉킨 안개로 가득하고 뜨거운 열이 새어나온다.
뱃속은 밤송이 한 알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듯 따갑기 짝이 없다.
긴 시간 누워있는 것도 고역이라, 자리에서 일어나 음악을 듣는다.
낮고 쓸쓸하지만, 온기가 있는 이 곡.
나의 삶 역시 한없이 낮고 가난하고 또한 누추했으니…
지금 이 순간에도 그저 잊혀져만 가는 내 지난 시간에 가장 어울리는 곡.
이 곡을 사랑했었다.
듣다 보면 한없이 맑아질 것만 같아, 그래서 자꾸만 듣게 된다.
푸르게 헹궈진 새벽처럼, 네게로 닿고 싶어…
한 때, 마음을 아프게 했던 곡.
그 곡을 다시 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