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60대 남자의 이야기(10)
좋은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아들에게는 다양한 사람을 만날 기회 역시 많아졌다.
그중에는 나와는 다르게 성공한 사람들도 많았고 그럴수록 아들은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았다.
사실 아들은 별생각이 없었던 것 같지만 나의 낮은 자존감은 나를 계속 갈아먹었다.
좋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부모님의 재력은 상당한 수준이었고
간혹 나와 다르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나의 능력의 부족이나 아들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내 환경이나 부모님을 탓할 뿐이었다.
이와 반대로 아들의 좋은 성과는 다 내 교육 방식에 기인한 것이라 생각했고
내 부모님도 나에게 나만큼만 해줬다면 나도 성공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럴수록 나는 내 자신이 성공하려는 의지나 내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개선하기보다는
주변을 탓하기 바빴고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이러한 불만을 티 내기 시작했다.
이럴수록 나는 부모님하고도 자녀들과도 점점 더 멀어질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하였고
딸도 어느덧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
이때만 해도 나의 삶은 점차 안전 궤도에 진입하는 것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