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60대 남자 이야기(21)
어렸을 때부터 내가 자주 했던 생각은 "왜 우리만?"이었다.
제사 준비도 우리 엄마만 고생해서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것도 우리만이었다.
나는 싫은 것은 얘기해야 하는 성격이었고 이러한 점이 이상하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소위 '어른'들은 그 얘기를 단순히 어린아이의 치기 정도로 치부했다.
아버지는 무척 강압적인 사람이었고 이런 얘기를 할 때마다 당연한 것이라고 화를 냈다.
어렸을 때에는 나에게 아버지는 무척 똑똑한 사람이었고
아버지가 하는 일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중학교에 가면서 나의 세상 역시 넓어졌고 삶의 방식의 다양성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삶의 방식이 아버지가 나에게 강요하는 길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불만인 것을 더 적극적으로 얘기했고 다행히도 제사 준비 등도 다른 친척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는 이런 나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에게 이해를 받을 생각도 없었고, 이해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아버지와 나 사이에서 어머니는 중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고, 많은 부분을 감내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