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60대 남자 이야기(22)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에 가게 되었다.
운이 좋았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꽤 인정받을 수 있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덕분에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고 내 세상은 더욱 넓어졌다.
같은 대학의 친구들은 집이 잘 사는 경우가 많았고 친구들이 대학생이 되자
상속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는 얘기를 종종 들을 수 있었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우리 가족, 특히 어머니는 많은 희생을 했다고 생각했고
상속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어머니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아버지에게 주기적으로 상속 문제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어른들이 알아서 한다."라는 말로 내 얘기를 일축했다.
당시의 나는 그래도 아버지가 이런 부분은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하였고
그것이 얼마나 멍청한 일이었는지는 10년이 지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들어갔다.
대기업 월급을 받아보니
우리 집이 얼마나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상황인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럴수록 나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어머니의 노고를 위해서라도
상속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이를 아버지에게 얘기했다.
아버지의 얘기는 한결 같았다.
"어른들이 알아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