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다운 니니 Jun 20. 2022

14 멍청페이 두 번째

 캐나다에서 집을 구하기 위해선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경험상 크게 네가지로 나눠볼 수있는데 첫번째론 키지지(https://www.kijiji.ca/) 같은 캐나다 현지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도시와 지역, 금액을 정하고 정교하게 집을 찾을 수 있다. 단점으론 현지인들과 금전거래를 해야되며 영어가 잘 안된다면 궁금할 때마다 묻고 싶은것을 잘 물을 수 없고, 불만이 있어도 바로바로 피드백이 안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물건이 많고 자신이 필요한 서비스를 정해놓고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는 한국인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이다. 네이버에만해도 외국에서 살고 정보를 교환하는 카페가 수도 없이 나온다. 그곳에 들어가면 직접 렌트를 하는 사람, 집을 쉐어(Share)하는 사람, 계약을 해놓았으나 사정으로 이주 혹은 이사를 해야되는데 자신의 뒤를 이어받을 사람등 많은 집들이 나와있다. 이것에 단점은 내가 원하는 지역에 집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고 키지지보다는 확실히 시장이 작다는 것이다. 장점으로는 한국인들과 거래가 가능하며 원화를 통해 한국에 있는 은행으로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키지지보다 약간 비싼경우가 많았다.

 세 번째는 지인을 통해서 집을 찾는 방법이다. 지인을 통해서 하는 만큼 믿고 신뢰할 수 있으나 그만큼 선택의 폭은 더더욱 작아진다. 예전에 살아봤는 좋았던 곳이라고 해서 알아봤는데 이제는 집을 내놓지 않은 경우도 있고 변수가 많지만 그래도 지인을 믿을 수 있다면 이 또한 믿을 수 있으니 안정적인 집 찾기 방법인 것 같다.

 마지막 방법은 거의 최후의 수단이다. 나도 한번도 하지 않았으나 전설(?)로 내려오는 방법인데 토론토 집 찾기 할 때 이 방법을 추천을 받았던 적이 있다. 바로 중국인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법이다. 그런데 꽤나 이 방법이 좋은게 중국인들은 어디를 가나 자기들끼리 뭉쳐서 차이나 타운을 만든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또한 외국에 있는 중국인들 중 부호가 꽤나 많이 있어서 저렴하게 집을 렌트해주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한다. 


 나는 4가지 방법중 마지막을 제외한 3가지를 사용했는데 원하는 집을 토론토에서 찾을 수 없었다. 우선 토론토는 너무 대도시였다. 위니펙도 캐나다에선 큰 도시에 속하나 위니펙보다 더 큰 도시가 바로 토론토였다. 내가 알아보고 추천을 받은 어학원들은 토론토 다운타운에 위치해 있었는데 내가 원하는 집들은 대부분이 도시 외곽에 위치하고 있는 집이었다. 내가 원한다고 하는건 엄청 좋은 집도 아니었다. 아내와 내가 거주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금액의 집, 둘이 사용하는 화장실이 따로 있는 집만 찾았을뿐이었는데 집을 찾는게 쉽지 않았다. 토론토의 대중교통이 아무리 잘 되어있어도 아침 시간에 한 시간씩 이동하는건 무리라고 판단했다. 내가 원하는 거리를 만족시키려면 다운타운에 살아야되는 것은 불가피했다. 그런데 다운타운이 왜케 비싸고 난리...

 위니펙 집은 큰 방을 우리 부부가 사용하고 우리만 사용하는 화장실이 방안에 따로 있었다. 토론토에서 이런 집을 구하려면 지금 집 값에 두 배를 줘야됐다. 아무리 퇴직금이랑 돈이 당장은 여유가 있었어도 수익이 없는 입장에서 갑자기 집 값으로 지출을 두 배로 늘릴 수는 없었다. 심지어 위니펙에서 지출하지 않았던 어학원 비용까지 앞으로 지출할 예정이었으니 지출을 더 늘리는 것은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토론토로 이동하지 않는다면 캐나다 동부에 있는 퀘벡이고, 에드워즈 아일랜드가 허사가 되는것은 물론이고 내가 예약해 놓은 항공편은 타지도 못하고 돈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입장이 굉장히 곤란해졌다. 이미 토론토에 살았던 사람들에게 어학원을 추천을 받아서 어학원에 문의 메일도 보내놓은 상황이었고, 환불불가 특가 항공권도 이미 구매를 해놓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살 수 있는 집이 없었다니... 캐나다 라이프의 두 번째 고비가 온 것 같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13 멍청페이 비기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