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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너하리 Jan 12. 2024

#13. 나쁜 감정은 없애면 안되나요?

정신과의사의 일기

#13. 나쁜 감정은 없애면 안되나요?

감정에 대해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 억누르거나 피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납니다. 더 나아가 나는 힘들면 안 된다거나, 슬프지 않다고 말하기도 해요. 오랜 시간 나를 힘들게 했던 감정들. 누구 하나 있는 그대로 그 감정을 돌봐주지 않았던 기억들이 쌓여가면, 어느새 그 감정들은 느껴봤자 나를 불편하게만 하는 불청객이 되어 마음에 자리할 곳이 없어 깊은 곳에 쌓아두게 됩니다. 그렇게 나도 몰랐던 내 감정들이 마음속 통을 넘쳐흐를 때쯤, 참았던 시간들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를 아프게 하는 것 같아요. 어떤 감정이던 우선, 나부터 있는 그대로 그 감정을 지켜보는 것. 나를 두렵게만 하던 감정을 조절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해주곤 하지만, 저부터도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건 참 어렵게 느껴지곤 합니다. 그래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누군가가 무거움을 덜어내길 바라며 짧은 글을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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