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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너하리 Jan 21. 2024

#14.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정신과의사의 일기


#14.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정신과 질환들의 특성 탓에 어렵게 느껴지는 순간이 많습니다. 때로는 위험한 상황에서 도저히 설득이 안 되는 고집 센 가족들을 마주하거나, 자신을 정신과 질환이 있는 환자로 취급한다며 화를 내는 분들을 만나기도 해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처음 만난 누군가가 판단한 우울증 같은 무거운 말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 같습니다. 차라리 잠깐 힘들어서 생긴 변화일 거라, 의지가 부족해서 그런 거지 언제든 이겨낼 수 있으리라.. 그렇게 아끼는 마음에서 출발한 말들은 때로는 날이 선 화살이 되어 정작 본인을 아프게 하기도 해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치료와 시간이 필요한 문제들을 자신의 탓으로 여기며 주눅 드는 누군가를 위해 짧은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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