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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너하리 Jan 31. 2024

#15. 같은 마음, 다른 말로

정신과의사의 일기

#15. 같은 마음, 다른 말로

서로 같은 마음을 지니면서도, 다른 말로 상처를 주고받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돼요. 자세히 들어보면 사실 서로가 다시 언젠가처럼 행복하길 바라면서도, 마치 상대를 원망하듯 내뱉는 말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고 말을 할 수밖에 없는지, 내가 겪어온 경험과 감정을 온전히 알 수 없는 그들은 알지 못합니다. 반대로, 내가 살아보니 이렇게 하면 문제가 해결되고 시간이 지나니 괜찮아진다는 그 말들은 정작 힘든 시간을 겪는 이에게 와닿지 않습니다. 나무가 아닌 숲이 뻗어져 나가는 방향을 볼 수 있길 바라며, 결국은 같은 행복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들려주곤 해요. 같은 마음을, 다른 말로.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이 아닌, 내가 익숙한 방식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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