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에디터의 눈물과 창작하는 삶 -1-
안녕하세요. 저는 2010년에 가톨릭대 인문학부에 들어와 국어국문/심리학으로 졸업을 마친 김정년 동문이라고 합니다. 에디터로 사는 삶이라는 주제로 여러분 앞에 서게 됐구요. 21년도는 엊그제까지 프리랜서 에디터로 지냈습니다. 마침 얼마전 경력직으로 최종합격한 곳이 있어 그곳에서 에디터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저는 원래 언론고시를 준비하던 저널리스트 지망생이었어요. 자연스럽게 정기간행물과 친하게 지냈죠. 신문기자나 방송기자도 내심 바랬지만, 저는 매거진 에디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여러분이 아마 미용실이나 서점에서 읽어보셨을 매거진, <씨네21>이나 <GQ> <하퍼스 바자>같은 종이잡지 피처 에디터를 꿈꿨었어요.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리겠지만, 에디터라는 직업은 공개채용을 통해 뽑는 경우도 드물고, 정석화된 루트를 통해 일하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등용문이 굉장히 좁은 편이예요. 그래서 취업준비생 시절 다른 분야로 우회해서 취업을 했는데요.
19년도에 안경을 파는 스타트업에 콘텐츠 담당자로 채용이 되며, 경력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반년 가량 일하다 브랜딩을 하는 광고대행사로 자리를 옮겨 1년 간 일했고, 여러 매체에서 외주원고를 납품하며 2년 정도 실무경험을 쌓은 상태입니다. 아무튼 저는 돌고 돌아 제가 원했던 '지식정보' 편집업무를 할 수 있는 직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제 명함에는 학생기자 / 콘텐츠 매니저 / 브랜드 에디터 / 컨트리뷰트 에디터 등등 하여튼 에디터적인 썸띵이 걸려 있었습니다. 이말인 즉슨 내가 쓴 글이나 창작물로 돈을 벌었다는 뜻이고, 그것으로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는 뜻이겠죠.들어가기 전에 미리 말하자면 에디터는 그렇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종은 아닌 거 같습니다. 오히려 번듯한 이름을 단 매체에 8~9년 넘게 다녀도, 재직자들이 오지 말라고 손사레치는 분야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이 일을 사랑하고, 하고 싶다고 손 번쩍 드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그건 내 손으로 뭔가 해낸다는 성취감과, 협업...조별과제를 통해 만들어낸 기똥찬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닿았을 때 느끼는 쾌감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쌓인 커리어가 새로운 사람과 놀라운 경험으로 이어지고 그런 것 안에서 살아가는 게 몹시 즐겁다면, 에디터는 정말 훌륭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있고 우리는 그것의 쓸모를 고민합니다. 쓸모에 맞춰 불필요한 것을 정리하는 일. 그런 작업을 우리는 '편집edit'이라 부르기로 했어요.
편집을 직업으로 가져가는 사람을 '에디터editor'라고 하죠. 편집을 전문적으로 한다는 건 수많은 데이터를 긁어모아 수집한 것중에서 전달할 가치가 있는 주제를 선별하는 일이고. 그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낼 소재와 도구를 조합해서 결과물을 뽑아내는 작업입니다.
형식적으로는 글과 이미지를 조합하는 게 가장 일반적이죠. 2000년대 무렵에 태어난 여러분에게 익숙할 영상편집은 소리까지 결합합니다. 뛰어난 언어감각을 무기로 정보를 가공하게 되죠. 내용적으로는 객관적인 사실과 취재원의 주관을 조합해야해요. 만약 여러분이 29CM이나 무신사같은 쇼핑몰의 편집자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쇼핑몰의 목소리를 만들거나 포토그래퍼의 작업물의 시선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역할을 맡을 겁니다.
앞서 말한대로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정보가 있습니다. 정보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의 흐름에 맞춰 가치가 변한다는 거죠. 어제 얻은 정보가 오늘 쓸모 없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정보의 흐름을 읽기 시작해요. 정보는 강줄기와 같아서 출처가 있는데요, 사람들은 출처가 있는 정보를 수요에 맞춰 가공하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것이 언론 혹은 미디어의 정체입니다. 이렇게 최신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자료를 긁어모아 세상사람들에게 뿌립니다. 빠르면 일간, 주간에서 월간 계간까지. 시기를 끊어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소식을 담아낸 편집물을 잡지 혹은 매거진이라고 부르죠.
그래서 매거진 에디터는 우리에게 가장 상식적이고 익숙한 에디터 직종입니다. 제가 지금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뉴미디어 플랫폼도 매거진 에디터 출신이 만들어 최신 트렌드에 맞춰 변신하게 된 새로운 형식의 매거진으로 볼 수 있겠네요. 뉴닉이나 디에디트같은 뉴미디어, 혹은 종이잡지나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처럼 종이신문 등지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죠. 저는 이 쪽 분야의 유명기자를 보고 에디터하고 싶다는 꿈을 꿨는데요. 기본적으로 매거진 에디터는 가장 클래식한 툴인 글과 이미지를 편집하게 됩니다 보통. 여기에 매체가 파고드는 분야에 맞춰 현장취재나 화보촬영같은 취재업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눠서 펼치는 직업이죠. 마감이라는 무시무시한 루틴을 두고 꾸준히 정기간행물을 발행하는데 몸을 갈아넣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일간, 주간, 월간 등등 정기간행물을 펴는 미디어에서 마감기한에 맞춰 편집업무를 수행하는 에디터입니다.
종이잡지의 경우, 명맥은 이어지고 있는데, 솔직히 전망은 밝지 않아요. 왜냐면 돈이 안되거든요. 매거진 자체가 자생하는 건 거의 대기업에서 출자한 회사 말고는 없고, 요즘은 매거진 에이전시는 대형 커머셜 플랫폼의 외주업무를 받아서 브랜드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매출을 많이 뽑아내고 있습니다. 일종의 고인물 리그가 된 거죠.
실례로 <어반북스>라고 도시감성 충만한 매거진 콘텐츠를 세련되게 뽑아내는 출판사가 있어요. 잡지 끝자락페이지에 실린 제작자명단을 살펴보면 재밌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어요.「어반라이크」라는 잡지를 만드는데 치프에디터 한두명 정도만 직접고용형태로 일하고 나머지 멤버는 대부분 외주를 맡겨서 만드는데, 이게 더 작업물이 세련된 경우가 많아요. 전문가의 긴밀한 협업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거죠.
아 참. 매거진은 콘텐츠를 팔아서 수익을 내는 게 아니란 게 눈여겨봄직한 옵션입니다. 직업은 매력적일 수 있어도 직업을 둘러싼 환경을 바라보자는 차원에서 말씀드리는 거예요. 특히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잡지 팔아서 내는 수익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될 거 같아요. 솔직히 종이잡지는 출판시장에서 손익이 거의 안남거든요. 사실상 우리가 이런 것도 만들 능력이 있는 집단이다...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포트폴리오예요. 하나의 매거진은 광고주가 원하는 일을 능숙하게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암시를 주는 증거에 가깝죠. 실제로는 잡지판매수익보다 외주광고집행에 따른 수익이나 클라이언트가 주문한 외주프로젝트수행이 큰 수익원이 될 겁니다.
아무튼 여러분이 매거진 회사로 들어가면, 매거진 제작을 맡을테지만 때때로 기업에서 요청한 홍보성 콘텐츠 제작을 수행할겁니다. 아니면 다른 회사와 콜라보형태로 이뤄지는 작업도 동시에 수행하게 될 수도 있는데...요즘 7~8년차 베테랑 에디터들은 이런 식으로 일하다 콘텐츠를 열심히 만드는 기업에서 러브콜을 받고 스카우트를 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이렇게 요동치는 업계다보니 취업비결에 정답은 없는 직군이기도 해요. 저도 그래서 준비하다 포기했구요. 솔직히 공채한번하면 1천명 넘게 지원하는데다, 된다 하더라도 오래 버티기 힘든 구조예요. 경력이 긴 사람이 여러사람 몫을 해낼 수 있기도 하구요. 그래서 신입으로 들어가는 일은 랜덤이라 운이 많이 따르고, 운이 따를 때 뛰어들 수 있을 만한 금전적 여유와 실력이 중요한 직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국문과의 몇안되는 전공일치 유력직종. 선배들도 여러분도 아마 가장 많이 노릴만한 에디터, 국문과 전공을 대환영하는 보기드문 업계...그래서 그런지 더 취업이 빡세고 박봉에 시달리는 편집분야. 바로 북에디터. 출판편집자입니다.
여러분 유튜브에서 민음사TV구독하시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종종 챙겨봅니다. 저도 출판편집자 지망생이기도 했고...보고 있다보면 혼자 내적친밀감 같은 게 마구 샘솟아요. 아마 민음사TV 같은 출판사 운영SNS에서 나오는 콘텐츠 유심히 보시면 출판편집자의 루틴은 대략적으로 감 잡고 계실 거라고 봅니다.
출판사가 추구하는 분야의 도서를 발행하기 위해 움직이는 편집자구요. 작가를 관리하고, 작가의 콘텐츠를 관리하고, 그것이 책이라는 형태로 만들어지기 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제가 마지막 학기에 <가대독서단>이라는 소모임을 만들어서 친구들과 책을 열심히 읽었었어요. 제가 1대였고 그 때 2대 독서모임 리더를 맡은 친구가 지금 인문학 분야 출판사에 취업을 했는데요. 그친구를 기준으로 실 사례를 말씀드려볼게요.
이 직업을 하려면 십중팔구 파주출판단지나 서울 마포구로 출퇴근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출판사가 다 여기에 모여있거든요. 출판사 대외활동이나 SBI 서울출판학교같은 곳에서 여는 편집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취업이 조금은 유리해집니다. 한국어능력시험이나 독립출판물 발행이력도 도움이 될겁니다. 학교 다닐 때 이런식으로 출판계 이슈와 친해지면, 보기드물게 나오는 채용공고에 맞춰 이력서를 넣게 되고 그러다 붙게 된 곳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요.
아까 말씀드린 2대 독서모임리더 친구도 그런 활동을 대부분 해냈습니다. 창비에서 서포터즈를 하기도 했죠. 화학&철학이란 전공을 살려 관련 독서콘텐츠를 성실하게 만들어내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다 면접을 여러곳 본 끝에 철학분야책을 펴내는 곳에 들어가 첫 담당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연차가 쌓이면 하나둘 자신의 이름을 걸고 편집한 책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 직업의 최고 매력은 역시 지식의 최전선이라는 점일 거예요. 적어도 자신이 맡는 지식분야의 유명한 저자나 실력자와 친분을 쌓으며 본인 스스로가 배움의 끈을 놓치지 않을 수 있어요. 특히 편집자로서 책이 잘팔리면 그만큼 재밌는 기획을 담아낸 책을 만들 기회가 생기기도 할겁니다. 여러분 이슬아 작가한테 제안 넣어서 책 만든다고 생각하면 엄청 뿌듯하지 않으세요? 특히 동료들이 지적 호기심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케미가 잘 맞으면, 동료와 더불어 성장하는 기분을 많이 맛보실 거 같아요.
앞서 말했던 민음사TV의 편집자분들은 출판편집자 진로의 좋은 예시가 아닐까 싶어요. 그 중 모 편집자님은 대학생 시절 지인이기도 한데, 옆에서 지켜보면 생활의 모든 걸 한국문학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학생기자활동을 하는데 문학관련 소식만 판다거나...인터뷰를 해도 당시로서는 잘 알려져있지 않던 정세랑 작가 같은 사람들을 만난다거나...정세랑 작가님 같은 경우에는 결국 모두가 사랑하는 대작가가 되어버리셨죠. 그런 안목, 그런 열정, 그런 이력이 학벌학점스펙같은 걸 뒤엎고 민음사 같은 곳에 취업하게 만들었을거라 보고 있구요. 면접을 보더라도 남들과는 다른 인사이트를 내게 만드는 내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좋은 점만 말한 거 같긴한데...이 바닥 자체가 자본의 파이가 크지 않아요. 돈이 많이 도는 분야가 아니고 최근 리디북스나 밀리의서재같은 서비스 플랫폼에 지분을 많이 뺏기고 있는 양상이여서 돈보고 하는 직업은 절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회사도 케바케가 많다는 게 단점입니다. 흔히 ㅈㅈㅅ라고...하죠. 가족같은 분위기라고 하는데 지옥같은 분위기...라떼는 말이야 일장연설...가족기업의 주먹구구식 경영...상식 이하의 연봉... 신입이나 경력직이나 사람 갈아 넣는 분위기가 만연하기 때문에 경력이 궤도에 오르기 까지 많은 인내심이 필요한 게 출판편집자입니다.
요즘에는 1인출판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됐고, 진짜로 출판편집에 뜻이 있다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출판물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어요. 매거진 에디터보다는 현실적인 취업용 스펙을 쌓기에 유리하다고 보구요. 뜻만 있다면 취업하기는 여러분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제품 많이 사실텐데, 저같은 경우에는 식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마켓컬리를 자주 봐요. 자기가 파는 물건을 사진을 통해 감각적으로 드러내는지, 물건을 얼마나 조리있게 설명하는지를 보고 쇼핑을 하는 편이예요. 그런데 쇼핑몰에 올라오는 정보는 점점 더 세련되게 편집되고, 그런 걸 잘하는 쇼핑몰이 잘나갑니다. 그 쇼핑몰에 직접 채용되어 편집을 수행하는 사람을 커머셜 에디터로 분류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커머셜 플랫폼, 광고대행사, 서비스 기획 관련 회사에서 채용하는 직군이죠.
저는 작년에 브랜딩하는 광고대행사에 들어갔습니다. 모백화점에서 직영하는 편집샵의 콘텐츠 담당을 맡았습니다. 패션 편집샵이나 라이프스타일 편집샵에 입고된 물건을 소개하고. 편집샵에 사람들이 오고 싶게끔 만드는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 일은 혼자 도맡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분업화되서 진행됩니다. 여러분이 지금 학교다니면서 고통받는 조별과제의 아픔은 실무에서 진가를 발휘할겁니다. 마케터가 월간 기획을 짜면, 디자이너가 기획을 시각화하는데요. 에디터는 그것을 좀 더 세련된 카피라이팅으로 가다듬고 팀원들이 설계한 의도를 정확하게 표현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맡아요.
29cm를 예로 들어볼게요. 메인페이지에 접속하면 올해 데님 트렌드가 있고...스니커즈 컬러별 코디법도 있고... 브랜드 소개 PT가 있죠, 특가세일정보도 있고, 베스트셀러 아이템의 제품상세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이런 커머셜 플랫폼에서 일하는 에디터는 방금 말한 콘텐츠를 편집합니다. 앞서 소개한 에디터와 결이 다른 점은 조별과제가 필수라는 것. 앞서 소개한 두 직무가 비교적 독립적으로 일하는 반면, 커머셜 에디터는 디자이너와 마케터와의 협업이 필수라는 점이죠. 그리고 예술성보다는 상업성을 추구하는 콘텐츠를 만든다는 거예요. 특히 모든 콘텐츠는 고객의 구매를 유도하는 '기획'이 잘 반영 되어야하는데.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쓰는 글이나 그런 기획이 즐거운 사람들에게 적합한 에디터 직군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커머셜 에디터는 주로 서울 강남이나 판교에 가서 일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테크 스타트업이나 플랫폼 기업이 오피스 활용과 인맥 네트워킹이 쉬운 신사-강남 지역에 많이 몰려있거든요. 테헤란로 주변이 비즈니스 스트리트인 영향도 있을 겁니다. 아까 제가 예술성과 상업성이라는 잣대를 말했는데, 저는 예술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너무 강해서 커머셜 에디터 커리어를 멈췄습니다. 다니던 회사는 매년 매출이 오르고, 동료들도 너무 좋은 사람들이었지만...제가 물건 파는 거에 그리 관심이 없고, 물건 자체의 아름다움이나 기능적인 정보를 편집하는 것에 훨씬 능률이 좋다는 것. 실제로 제가 만든 것중에 사람들에게 반응을 이끄는 콘텐츠는 광고보다는 진정성이 듬뿍 느껴지는 스토리텔링 에디토리얼이었어요.
앞서 소개한 업종보다 연봉상승폭이 크고 스톡옵션을 쥘 가능성이 높은 분야입니다. 유능한 직원에게는 그만큼의 보상이 주어지는 분위기가 있어요. 이쪽 분야에서 콘텐츠 에디터로 일하고 싶다면, 스스로가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만든 창작물이나 서비스가 있으면 직빵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2020년에 브랜드 에이전시에 채용됐습니다. 모백화점 편집샵 웹사이트에 올라갈 콘텐츠 에디터로 1년 간 활동할 수 있었던 게, 이전 직장의 경력 때문입니다. 첫회사에서 안경브랜드 20곳의 500개 안경 리뷰작업이 결정적이었어요. 면접볼 때 이 리뷰작업을 잣대로 콘텐츠 제작능력을 검토받았었습니다. "이 안경이 다른 안경과 뭐가 다른지...왜 그런 가격인지" 고객이 납득할만한 정보를 긁어모아 읽기 쉽게 편집하는 작업을 디자이너 친구와 3개월 간의 집중협업으로 완성시켰는데...나중에 돌아보면 이렇게 고생해서 만든 작업이 뒷날 이직면접과 연봉협상에 오르게 됩니다.
솔직히 야근도 많고, 고생도 많이하는 직종이예요. 정답이 없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자율성과 끈기를 요구받는 분야기도 하구요. 특히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면 회사가 투자를 못받아 망하는 경우도 있어요. 팀 체제가 바뀌면 잘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일한 만큼의 경험은 확실하게 쌓이고. 커리어를 잘 쌓는다면, 오히려 앞서 소개한 에디터직무보다 경제적으로 유리한 부분이 많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