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됐든 터프하게 몸을 자극시키고 그 안에서 한계를 넘어서는 것
몸이 으슬으슬 아플 때가 있다. 아마도. 누구나. 공평하게.
주말에 뭘 잘못 먹었거나 아니면 노트북에 포토샵,일러스트,인디자인,디자인폰트 설치하느라 밤을 샜기 때문에. 여하튼 어떤 사소한 원인 때문에. 월요일 아침부터 몸상태가 엉켜버릴지도.
결과는 소화불량에 약간의 두통을 동반한 몸살.
나는 대체로 건강한 편이여서 햇수로 치면 대략 2년에 한번정도 아픈 편인데 이정도면 딱 보통만큼 아프지 않나 싶다. 보통만큼 아프다는 말이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문득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럼 평소에 얼마나 괴로울지를 헤아려봤다. 이를테면 1년에 최소 열두번 이상 컨디션이 다운되는 일반여성, 잔병치레가 잦은 노인이나 어린아이들, 아파도 티내지 못할 어딘가의 누군가.
아픈 게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는 건 어쨌든 전혀 반가울 일이 아니니 최대한 아픔이 되돌아오는 주기를 늘리는 게 좋다고 본다.
내가 대체로 건강한 까닭은 한겨울에도 문을 활짝 열어두고 환기를 시키는 어머니의 습관, 가급적이면 일주일에 서너번의 야외활동을 즐기는 나의 습관과, 건강한 먹거리엔 대체로 돈을 아끼지 않는 우리 집식구들의 오래된 습관 덕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건강은 습관에서 나온다.
꾸준히 하는 운동과 균형있는 밥상과 사소한 버릇에서 비롯된다.
나는 요즘 몇몇 선후배들의 건강상태를 이런저런 소식통을 통해 접하고 있다. 물론 안좋은 소식이다.
건강이란 '제대로 굴러가는 게 마땅한', 누구에게도 언급되지 않을 '당연한' 상태이기 때문에. 비정상일 때의 소식만 들려올 수 밖에.
이들은 뭔가 치명적인 이상증상을 진단받고, 치료중이거나 요양중이다.
하나같이 대단했던 사람들이었다. 과탑을 하거나, 무엇을 하건 상을 거머쥐고
24시간을 쪼개서 쓰는데 익숙한 사람들이었다.
'꿈이나 목표'에 닿기 위한 노력은 중요한 것이다.
허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 자신의 피지컬을 갉아먹어야 한다면, 그건 잘못된 노력이 아닐까.
나는 요즘 들어 꿈이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육체를 혹사하는 일만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사를 동반한 노력은 반드시 '과정 자체'를 파괴시킨다.
더불어서 더 나은 퍼포먼스를 발휘 할 수 있을 '미래의 결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대학교 4학년 때였나, 열심히 살아보고 멋있게 살아보겠다며 몸을 혹사한 끝에 얻은 것은 간기능이상과 심장질환(큰일나기 전에 진단받아서 다행이지...)이었다. 그 이후로 몸을 소중히 여기고, 강인한 피지컬을 기르는데 큰 관심을 갖게 됐다.
남한테 보여주기 위한 다이어트 말고, 오직 나를 위한 다이어트 말이다.
나는 요즈음 수영만큼은 성실하게 해내는 편인데, 어느 날 아파서 수영을 하고싶지 않았다.
하지만 월요일에도 거르면, 4일 연속 수영을 거르게 되기 때문에(*하필 전 주week에 수영 두번 밖에 못 나감 ㅂㄷㅂㄷ ) 이 꽉물고 수영장으로 갔다.
한결같은 수영장 물온도가 유독 시렸다. 이대로 물러설 수도 없으니 딱 열바퀴만 돌고 나오자고 다짐했다. 딱 열바퀴 째부터 무리하는 기분이 들어서 물 밖으로 얼른 뛰어나갔다. 집에 돌아와선 여느때와 같이 밥 없이 고기와 야채를 열심히 먹었다. 속이 더부룩해서 목구멍 뒤로 넘기기 힘들었지만, 먹는 것도 다 잘되자고 하는 일이다. 밥먹고 나서 얼마가지 않아 잠들었다.
적당히 운동 한 뒤 숙면...Zzz...Zzz...
탁월한 선택이었다. 일어나자 마자 몸상태가 전날에 비해서 훨씬 개운했고, 등교하자마자 양호실에서 소화제를 얻어먹으니 오후 쯤에는 원래 몸상태로 되돌아왔다. 그래서 이렇게 기록을 남길 생각도 들었었지 호홓.
아마 수영 안하고 집에 오자마자 드러눕고 쉬었으면 아픈 게 좀 더 오래가지 않았을까?
'아프면 아픈대로 루틴을 지켜나가보자'고 다짐했던 월요일 저녁이었다.
몸상태에 맞춰, 몸을 위한 루틴을 실행하자고
어찌됐든 터프하게 몸을 자극시키고 그 안에서 한계를 넘어서는 것.
요즘 들어 나의 '온 몸'과 '온 마음'을 빼앗는
인생의 프라이머리.
아픔에서 부드럽게 빠져 나올 어빌리티, 피로에서 은근슬쩍 탈출하는 파워는 건강의 증명이기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