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을 하면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내 아이
빛나는 내 아이
긴장을 하면 얼굴에서 손을 못 떼는 내 아이는
어렵사리 들어간 수영 선수반에서
하루에 2시간 수영을 한다.
25m를 정확히 매일 101바퀴 도는 내 아이는
하루에 5킬로 정도 수영을 하는 셈이다.
선수반에 들어간 지 2달 남짓,
첫 수영대회에서 내 아이는 지난해 기록에서 9초를 줄였다.
그리고 시합 내내
얼굴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얼굴은 손독으로 얼룩덜룩해졌다.
자기 기록을 9초나 앞당겼음에도
대단한 수영선수들 앞에서 내 아이는
입상하지 못했다.
얼룩덜룩한 아이의 얼굴을 보자니
내 마음이 이 아이를 얼룩지게 한건 아닌지.
시합이 끝나면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데도
관중석의 나를 향해
자신이 몇 등을 했는지 끊임없이
손가락으로 물어보는 아이는
수영장에서 내내 손이 얼굴을 만지고 있었다.
너무 대견하고 마음이 아프고
출발 신호가 시작됐을 때부터 눈물이 났다.
짧은 기간이지만 연습 삼아 나간 첫 대회지만
수상자들이 전국대회 수상자 수준이라지만
아직 시간이 있다지만
나는 조금 기대했었나 보다.
수영은 아니구나.
엄청난 아이들 사이에
내 아이에게 너무 가혹한 긴장감을 준건 아닌지
후회가 됐다.
그런데 시합이 끝난 후
이 아이는 나에게 또 놀라움을 준다.
“엄마 나 이제 팔을 어떻게 하면 더 기록을 앞당길지 알 것 같아요.”
“다음 대회에선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느님은 늘 그렇듯 이번에도 이 아이에게 재능은 선물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또 이겨낼 수 있는 끈기를 주셨다.
왜 이아이에게는 끈기만 주셨는지 알 수 없지만
나는 또 한 번 감동한다.
별처럼 빛나는 내 아이..
늘 나를 감동시키는 내 아이
..내 아들로 와줘서 정말로 너무너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