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용범 Jan 27. 2021

076. 미움받지 않을 수준만

‘중년 지도’라는 책을 읽다 보니 남들이 싫어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고 한다. 정말 그런지 내 경험에 비추어 본다.  

* 목소리가 큰 사람 : 어제 퇴근길 버스 안. 옆에 서있던 여자의 전화 목소리는 그 버스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통화내용을 알아들을 만큼 컸었다. 동의한다.
*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 지하철에서 노인분이 들어오시기에 자리를 양보했더니 당연하다는 듯 앉고는 눈을 감는다. 좀 밉상이다.
*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 : 운전을 하는 중 나들목에서 다른 차들은 줄을 서 있는데 어떤 차가 끼어들기를 시도한다면 내가 바쁘지 않아도 양보하기가 싫다
* 거짓말을 한다 : 두 말하면 잔소리
* 툭하면 남에게 의지하려고 한다 : 몸집이 꽤 큰 직원이 있었다. 나름 열정적으로 일은 하는 것 같은데 다른 동료들로부터 미운털이 박혔었다. 왜 그런가 보았더니 자기의 일을 자꾸 퍼 넘기고 있었다.
* 쉽게 화를 낸다 : 전에 함께 근무했던 그 상사는 늘 아슬아슬한 느낌이었다. 그냥 대화 도중 버럭 화를 내니 모두가 싫어했다. 나중에 많이 외로우실 텐데.
* 감사할 줄 모른다 :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가 가벼운 배려였다면 이것은 좀 더 비중 있는 행위에 대한 피드백 일 것이다. 두 번 도와주기가 싫어진다.
*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한다 : 눈치 없다고 해야 하나? 이런 사람 꼭 있다.
* 자기 생각을 강요한다 : 난 정말 이런 사람이 싫다. 모르면 입 다물고 귀라도 열어야 하는데.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귀에다 말뚝 박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하나하나 고개가 끄덕여진다.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니 그들 모두가 나를 좋아하게 만든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나를 싫어하지 않는 수준으로는 만들 수 있겠는데 위의 사항들만 잘 피하면 될 것 같다.     

인간에게는 자기 존중의 욕구가 있다. 이것은 매슬로우 욕구 5단계에 따르면 상당히 높은 4단계 수준이다. 사람이 의식주가 해결되고 지내는 것이 편안하며 사회적으로 소속감이나 관계도 원만한 상태라면 개인으로서는 평온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수준이다. 그다음의 단계가 존중의 욕구인데 남으로부터 인정이나 칭찬받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든다. 남에게 미움받지 않는 수준으로만 자신을 관리한다는 것은 욕구의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에 더 근접한 것 같다. 굳이 타인의 시선에 연연해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상당한 수준의 사람일 것 같아서다. 그럼에도 나를 험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어쩌겠나. 내가 그의 생각까지 어찌할 수 없으니 그런가 보다 해야겠지. 나는 또 뚜벅이처럼 나의 길을 가는 것 밖에 더 하겠나 싶다.

작가의 이전글 075. 기존의 것에서 새로움을 추구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