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백신을 맞기 위해 휴가를 냈다. 1차 접종 시에 괜찮았기에 이번에도 별 이상 없겠거니 했는데 몇 시간이 지나니 살짝 몸살기를 느꼈다. 사람들이 2차는 좀 아프다더니 이런 증상인가 싶었다. 최근에는 백신 접종 후 사망 보도도 나오다 보니 사람들의 불안감도 있는 것 같다. 아스트라제네거 백신은 일부 폐기까지 한다는 걸 보면 아는 게 병이란 생각도 든다. 뉴스는 아무리 봐도 역기능이 더 큰 것 같다.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에 안 나오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에 나온다는 얘기가 있다. 코로나 시기에 백신 부작용에 대한 뉴스는 파급력이 더욱 크다. 하지만 분명 이상 없던 사람들이 대다수였슴은 사실이다. 2차 접종 후 느낀 내 몸의 증상들에 대해 그리 불안감은 들지 않았다. 항간에는 주사 맞은 곳이 1차보다 아프더라, 몸살끼가 있더라 등 많은 이야기들이 떠돌았기에 나타난 증상들이 일반적이려니 하고 수용했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는 이상 증상은 불안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사람들은 왜 불안한가? 알지 못하니 불안하다. 결국 불안하다는 것은 무지(無知) 하기 때문이다. 이리 보면 인간은 태생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누구나 죽음이라는 절대적 불안을 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고, 어떻게 죽을지 모르고, 어디서 죽을지 모르는 인간에게 불안을 벗어나라는 말은 애당초 무리한 요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함께 갈 수밖에 없는 불안이라면 이 감정을 잘 다루는 기술이 좀 필요할 것 같다. 불안해하지 않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불안을 잘 이용해 성장의 도구로 삼는 방법이다.
첫째, 잘게 쪼개어 만만한 걸로 만들어 해치운다.
언젠가 사법시험을 통과했던 변호사에게 수험서를 차곡차곡 쌓으면 높이가 어느 정도 되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가 허리는 넘어설 것 같다기에 그걸 다 어떻게 공부했냐고 물으니 매일매일 조금씩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우문에 현답이었다. 매일매일 조금씩 한다는 것은 공부할 전체가 아닌 오늘 할 수 있는 만만한 분량을 보는 것이다. 수험서가 허리 이상 닿는 많은 양의 공부라 해도 잘게 쪼개고 나면 해볼 만한 양이 된다. 그다음은 꾸준한 반복만 남는다.
둘째, 계속할 여지를 남겨둔다.
지속성을 위해 불안한 뇌를 이용하는 스킬이라고 한다. 김경일 교수의 말이다. 만일 시험 범위가 네 개의 장으로 되어 있고 오늘 그것을 다 봐야 한다고 치자. 보통 1장을 마치면 사분의 일을 마쳤다는 뿌듯함에 휴식하러 나가서는 그 길로 계속 놀아 버리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도 그랬다. 여기에도 방법이 있다. 이럴 땐 제1장의 95% 정도만 하고 휴식하러 가면 남은 5%때문에 다시 들어오게 되며 자연스레 2장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한다. 5%의 불안을 이용한 지속적 공부법이라는 얘기였다. 수험생들은 시도해 볼 만 하겠다.
김 교수는 지금 무기력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너무 큰 것을 하려 말고 정말 작은 것을 시도하라고 했다. 이럴 땐 뭔가를 해냈다는 경험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다 못해 설거지라도 해 냈다는 마음이 있어야 좀 더 큰 것을 해 낼 기운을 차린다고 한다. 백신 휴가라고 회사는 이틀을 주는데 굳이 하루만 쓰고 출근할 이유가 있나 싶다. 하지만 쉬는 것보다는 나가는 게 마음이 편하니 몸을 따르지 않고 마음 편한 걸 따르기로 한다. 그게 나의 에너지를 올리는 방법일 것 같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