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소음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하나는 돈을 주고서라도 듣고 싶은 소리이고, 하나는 어떡하든 피하고 싶은 소리이다. 국악 공연을 보러 서초동에 있는 국립국악원에 간 적이 있다. 국악원은 한국의 음악을 듣기 위해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인데 참 재미난 광경을 보게 되었다. 무대에서는 꽹과리나 징 등 전통 타악기들을 아주 신명 나게 두드려 대는 상황이었는데 객석의 어느 외국인이 휴지를 꺼내어 귀를 막는 것을 보았다. 작은 공간 안에 가득 울려대는 꽹과리와 징의 소리가 그에게는 음악이라기보다는 소음이었던 같다. 중국의 경극을 볼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얼굴에 이상한 그림을 그린 배우가 목소리는 쥐어짜듯 고음으로 만들어 공연하는데 어째서 저게 좋은 음악이 되는지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된다. 그들에겐 분명 음악일 텐데 이방인의 눈에는 우스꽝스럽게 소리를 쥐어짜는 장면만 보일 뿐이다.
음악을 분해해 보면 리듬, 멜로디, 하모니로 구성된다. 평소 자주 쓰는 말이지만 그게 뭔데라고 하면 참 설명하기가 애매한 단어들이다. 가끔 시상식 공연에서 북 연주자들의 공연을 볼 때가 있는데 북소리 하나로 어떻게 저게 음악이 되는지 신기하게 여겨진다. 그게 북을 쳐서 내는 소리지만 같은 소리가 아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세게 칠 때는 큰 소리가 나고 작게 칠 때는 작은 소리가 난다. 이것을 크게 크게 작게, 작게 작게 크게 등 빠르기나 박자를 달리하면 어떤 규칙 같은 것이 생겨나는데 이것을 리듬이라 한다.
멜로디는 소리의 변화를 움직임으로 느끼는 착각이다. 도레미파솔라시도를 피아노로 쳐 보면 소리가 마치 계단을 타고 하나씩 오르는 느낌이 든다. 네온 불빛도 하나씩 들여다보면 전구 하나가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할 뿐이데 이게 여러 전구들이 모여 시차를 두며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니 마치 불빛이 움직이는 동작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빛과 소리를 대하는 우리의 착각인 것이다.
멜로디가 소리를 순차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라면 하모니는 두 개 이상의 소리를 동시에 내는 것이다. 두 개 이상의 소리를 동시에 낸다고 하지만 어울리는 소리가 있고 안 어울리는 소리가 있다. 시장 사람들이 동시에 내는 소리와 합창단이 동시에 내는 소리는 분명 다른 소리이다. 이처럼 리듬, 멜로디, 하모니를 엮어 인간은 음악이란 걸 만들어 낸다.
그런데 국악당의 그 외국인은 왜 귀를 막았을까? 분명 꽹과리나 징소리에 리듬과 멜로디, 하모니가 엮여 음악이 되었는데도 말이다. 이는 누군가에게 좋은 음악이라 해도 듣는 사람에게 수용되지 않으면 소음에 불과함을 보여준다. 이리 보면 우리의 대화나 소통도 그러하다. 내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상대가 수용되지 않으면 그냥 소음이고 잔소리다. 음악이든 대화든 듣는 사람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