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 노회찬 다큐를 보고서

by 장용범

노회찬이라는 정치인은 잘 모른다. 다만 그가 스스로 세상을 버린 이유가 4,000만 원의 뇌물 때문이었다는 정도는 알고 있는데 보통 정치인 스캔들이라 하면 수십억, 수백억 정도인데 뇌물 치고는 금액이 적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리고 과연 그게 스스로 생을 마감할 정도의 일이었을까 싶었다. 대륙 학교의 인연으로 ‘노회찬 6114’라는 시사회에 초대받았다. 영화사 대표께서 같은 동기라 가끔 시사회 초대장을 받곤 한다. 퇴근 무렵 몇 가지 이슈로 머리가 묵직한 가운데 가지 말까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노쇼(No Show)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다 싶어 한 시간 여정의 지하철에 올랐다. 코엑스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여럿 보였다.


러닝타임 두 시간 정도인 영화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은 안정되고 편한 길을 갈 수 있었음에도 스스로 가시밭길을 선택하기도 하고 단지 자신이 정한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스스로 생을 마감도 한다. 한편으론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 또한 집착이라는 생각도 든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도 있고, 그 실수를 딛고 성장도 하는 법인데 스스로의 기준을 너무 높은 경지에 두어 집착하는 수준은 아니었을까. 그가 두려웠던 것은 깨끗한 척하고선 뇌물 받는 사람이라는 주의의 손가락질이었을까 그게 아니면 스스로의 도덕적 잣대를 맞추지 못한 자신에 대한 실망이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은 각양각색이지만 어떤 이는 어려운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 만드는 것을 행복의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조용한 곳에서 자신의 일을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정치인이 없어도 살아가는데 큰 지장은 없지만 환경미화원이 없다면 생활 주변에 쓰레기가 넘쳐날 것이다. 때로는 드러난 것보다 드러나지 않은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노회찬이라는 정치인은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대우받지 못하는 소외받은 노동자들을 대변했던 사람이었다. 아빠 찬스로 30대의 퇴직금이 50억, 대장동 개발이익 5.000억의 배분이 문제 되는 시점에 그를 죽음으로 이끈 4천만 원은 왠지 참 겸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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