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 소 키워 보실래요?

by 장용범

오랜만에 옛 직원을 만나 점심을 함께 했다. 그가 주말농장에 들이는 정성을 알기에 이번 가을에는 어떤 작물을 수확하느냐고 물었는데 뜬금없이 소를 키운다고 했다. 아무리 주말 농장이라 해도 소까지 키우는 건 말도 안 된다 싶어 재차 확인을 했는데 분명 소를 키운다며 웃는다. 의아해하는 나에게 그가 소 키우는 법을 소개해 주었다.


자, 여기 송아지가 있다. 이 송아지는 2년 정도 잘 키우면 출하 가능한 한우가 된다. 농장주 입장에서는 초기에 투자한 송아지 가격과 출하하여 경매된 한우 가격의 차이가 수익이 된다. 문제는 농장주가 송아지를 많이 키우고 싶지만 자본이 부족하다는 것과 소를 키우는 동안 들어가는 각종 사료값과 부대비용은 출하 전까지는 회수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리고 여기 소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만 송아지를 구입하여 직접 키우기는 부담스러우니 어느 농장에 맡겨야 하지만 그 과정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둘을 연결하는 중계자가 있다면 어떨까? “뱅 카우”가 그런 수익 모델이었다. 그 직원의 소개를 받아 휴대폰에 앱을 깔고 보니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싶어 감탄이 절로 난다. 어떤 농장에서 이번에 송아지 10마리를 사기로 했다면 펀드를 모집하듯 투자자를 모집한다. 신청 단위는 송아지 가격의 1% 수준인 4~5만 원이고 투자금액은 제한이 없다. 만일 송아지를 키우다가 중간에 병들어 죽게 되면 어떻게 될까? 농협의 가축보험에 가입되어 손실 금액을 보상받으니 투자자의 손실은 없다. 그렇게 2년 후 한우를 출하하게 되면 수익금은 농장주와 투자자가 반반씩 나누는 구조였다. 개인의 투자수익률이 평균 19.7%라고 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안정된 투자지만 자금을 2년은 묶어 두어야 하는 단점은 있었다.


이렇듯 4~5만 원으로도 소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게 신기했고 이런 투자 모델을 만들어 낸 사람들이 참 대단해 보였다. 정말 세상에는 머리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새삼 느낀다. 이제는 개인이 소를 키우는 게 말도 안 되게 쉬운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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