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올해 들어 먹는 것을 너무 방만하게 했는지 불어난 체중과 뱃살이 영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물론 원인은 있다. 작년과 달리 올해 구성된 직원들과 워낙 친밀해서 저녁에 수시로 어울리는 일이 많았었다. 게다가 퇴근 후 집에서도 먹는 것에 대한 절제가 없긴 했다. 간헐적 단식이란 하루 중 16시간의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침 또는 저녁 식사를 거르는 식으로 행한다. 나는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했다. 중요한 것은 식사를 거르는 게 아니라 16시간 공복 상태 유지가 핵심이기에 18시-20시 사이 저녁식사 후 이튿날 점심식사까지 먹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같은 행동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는 말이 있다. 나의 두터워진 뱃살과 늘어난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행동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병원에서 금식하면 잘 지켜지는데 왜 스스로 하는 금식이나 금주는 어려운 것일까? 주위 환경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 습관을 바꾸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자신의 환경을 변화된 행동을 하게끔 조성하는 것이다. 보통 내가 써먹는 방법이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일이다. 그렇다고 떠벌이 같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은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니 정말 나의 결심을 지지해 줄 몇 분들에게만 알리는 것이다. 그리고 내 목표가 달성되면 자축과 감사의 차원에서 그분들에게 작은 선물 같은 것을 준비한다. 커피 한 잔 또는 점심식사 정도가 적당하다.
다음으로 목표를 단계별로 나눈다. 처음부터 목표의 끝을 바라보는 것은 기운 빠지는 일이다. 가장 손쉬운 목표를 잡는다. 보통 습관의 수정 같은 경우에는 3-3-3의 법칙으로 한다. 일단 3일간 지속이 1차 목표이다. 작심삼일이란 말도 있듯이 처음 3일은 저항감이 상당한 시기이다. 이 목표를 달성했다면 다음은 3주의 목표를 잡는다. 삼칠일 목표이다. 삼칠일(三七日)은 칠일이 세 번 지날 때까지의 기간으로 21일을 의미한다. 우리 조상들은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삼칠일 동안 금기를 지키며 특별한 기간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를 낳고 나면 산모와 아이는 21일 동안 외부와 단절하고 의례를 지내고 금기를 지키며 생활도 했다. 그래서 3주의 기간이 2차 목표를 위한 기간으로 정한 것이다. 이 정도가 지나면 어느 정도 습관으로 자리 잡는 시기이다. 다음 3차 목표는 3-3-3의 마지막인 100일이다. 100일 기도라는 말도 있듯이 100일의 기간도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원래는 3의 33번이라 하여 99일이 맞지만 그냥 100일로 정했다. 경험해 보니 목표 달성에 3-3-3만큼 적당한 기간도 없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남았다. 실행의 단계에서는 목표는 아예 생각 말고 하루하루 과정의 성취에 집중한다. 심지어 목표는 과정에 따른 결과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도 좋다. 마라토너가 지금 출발하면서 42.195Km 앞에 있는 결승점을 생각하면 지금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멘탈에서 먼저 깨어진다. 그리고 그 과정을 하루하루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의 경우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체중계의 몸무게를 재고는 블로그에 기록하기로 했다. 일종의 과정 관리인 셈이다.
결심을 하는 것보다 행동하는 게 중요함을 아는 까닭에 시작은 했지만 사람에게 먹는 즐거움을 절제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간헐적 단식은 또 다른 목적도 있다. 나의 욕망을 내가 제대로 절제할 수 있는지를 보는 일종의 수행과제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