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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Nov 08. 2022

645. 부러움이라는 감정

부러움은 변한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살다 보면 부러운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부러움의 대상은 항상 고정적이진 않다. 이는 당연한 이야기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학창 시절 공부 잘했을 것 같은 그래서 지금은 대학교수를 하고 있는 이들이 크게 부럽지는 않다. 오히려 연구만 하는 사람들이 세상 물정을 얼마나 알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 군대에 입대할 땐 전역을 앞둔 선배들이 정말 부러웠다. 나는 언제 저렇게 전역을 할까 싶었지만 이것도 지금은 전혀 부럽지가 않다. 나 역시 오래전에 전역을 했기 때문이다. 한창 승진 시험을 치를 땐 이미 승진을 했던 동기들이 부러웠다. 이것도 지금은 그다지 부러움의 대상은 아니다. 심지어 임원을 하고 있는 동기에 대해서도 그러한데 직장 근무에 더 이상의 미련이 없는 데다 곧 은퇴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부러운 대상

그러면 지금 내가 부러운 사람들은 누구일까? 자녀들이 졸업 후 좋은 직장에 취업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조금 부럽기는 하다. 하지만 이것도 이번 이태원 사태처럼 큰일을 당한 부모들을 보면 그냥 아이들이 건강하게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동료 중에 부동산 투자를 잘해 천정부지 올랐다는 소리를 들으면 잠시 부럽다가도 누군가 서울 전셋값을 맞추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나마 작지만 집이라도 하나 있음에 감사해 한다. 이렇듯 부러움의 대상은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대상에 따라  변동한다.

나 줄 것 아니잖아

그런데 주변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나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주변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황은 계속 변하기 마련인데 그때마다 내 감정이 요동쳐야 한다면 정말 피곤한 일이다. 해결 방안이 있긴 하다. 그냥 내가 가진 것만 보기로 한다. 남이 아무리 많이 가지고 높은 지위에 올랐다 한들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인가? 그의 재산을 내가 가져올 것도 아니고 그 지위에 내가 편승할 것도 아닌데. 그러니 100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 하기보다는 10을 가진 내가 12로 만드는 데 더 몰입하는 게 여러모로 현실적이다. 요즘 말로 쌀로 밥 짓는 이야기 즉 당연한 이야기다.


신디와쏭이라는 부부 여행 유튜버가 최근 올린 영상에서 본 적이 있다. 대강 이런 내용이다. ’남들은 여행하면서 유튜브 찍어 돈도 번다고 하면 다들 부러워한다. 하지만 여행 유튜버의 실상은 30% 정도 여행하고 나머지는 영상 편집에 매달려야 한다. 나중에는 새롭고 좋은 걸 봐도 좋은 줄 모른다. 그러니 진정 여행을 원한다면 유튜브는 안 하는 게 더 좋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은 괜히 생긴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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