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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Dec 14. 2022

663. 물리학의 세계에서 본 살아간다는 것

물리학자 김상욱이 툭 던지는 말은 나를 한 번씩 깜짝 놀라게 한다. 이를테면 이런 말이다. ’ 세상은 빛이 있는 세계가 예외적이다. 보통은 어둠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 생명현상은 아주 특이한 경우이다. 이 우주의 대부분은 죽어있다.‘ 하늘의 우주 사진을 보면 빛보다는 어둠이 많고 내 주변만 봐도 살아있는 것보다는 생명 없는 것들이 훨씬 더 많다. 우리가 겪고 있는 괴로움도 그런 게 아닐까? 살아간다는 것은 이런저런 괴로움이 있는 게 당연한데 사는 게 괴로워선 안 된다는 전제를 두어 더 힘든지도 모른다. 저 사람은 내 마음을 모르는 게 당연한데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니 관계가 더 힘들어진다. 살아있는 것은 죽음을 향해 가는 게 당연하고 나이 들면 치매 걸리고 병 생기게 마련인데도 그래선 안 된다고 여기니 미래가 불안하다.


만일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수용하면 어떻게 될까?

나는 늙고 병들게 마련이고 언젠가 치매도 걸려 인지 능력도 떨어질 것이고 지금 가진 직위나 재산을 잃을 때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언젠가 떠날 것이고 살아가는 동안 이런저런 괴로움들은 당연히 나에게 닥칠 것이다. 살아있다는 자체는 그런 고통과 괴로움을 전제로 한 것이다. 물리학자 김상욱의 말처럼 이 우주에서 생명현상이란 아주 특이한 현상이고 대부분은 죽어 있는 물질이거나 사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죽음이란 마침내 우주의 보편적 질서로 되돌아가는 자연현상이다. 빛이 아주 특이한 현상이고 어둠이 대부분이며 삶에 있어 행복의 순간은 아주 짧을 것이며 대부분은 고통이나 괴로움의 시간을 견뎌야 할 것이다.

진정한 긍정이란 그냥 잘 될 거야 라는 막연한 희망이나 바람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나에게 일어난 일이나 가진 것을 일단 수용하는 것이다. 인생의 문제는 지금 눈앞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지금 내가 어떤 상태에 놓였더라도 일단 ‘지금 이대로도 좋다’는 관점을 가져보자. 그리고 거기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래야 삶을 살아가는 활력이 생긴다. 행복이란 기를 써서 얻는 게 아니라 지금 가진 것을 놓치지 않고 누리는 데서 얻어지는 주관적 감정이다. ’ 지금 이대로도 좋다 ‘ 그러나 좀 더 나아가자. 왜냐하면 생명은 성장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루 24시간을 똑같이 보내지만 ’ 살아간다 ‘는 말도 맞고 ’ 죽어간다 ‘는 말도 맞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인생의 문제는 지금 당장 눈앞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항상 ‘지금 이대로도 좋다’는 관점을 가져야 해요. 우선 자기가 가진 것에 대해 긍정적이어야 합니다. 현재에 안주하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자기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야 삶에 활기가 생깁니다. 무언가에 미련이 남아 있다는 것은 상대방의 문제가 아니라 내 안에 어떤 욕망이나 욕구가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_<법륜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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