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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Jan 14. 2023

681. 행복 천재, 행복 둔재

행복 천재들은 좋아 하는 것이 많지만,

행복 둔재들은 싫어 하는 것이 많다.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늘 입가에 미소가 걸린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못마땅함이 가득한 사람들도 있다. 대부분의 우리들은 밝은 사람들을 좋아하지 만나면 기분마저 우울해지는 그런 사람들은 피하게 마련이다. 이미 내가 지닌 문제로도 차고 넘치는데 여기에 굳이 남의 문제까지 떠안고 싶지는 않아서다. 비록 상대방의 상황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나의 감정이나 정신적 에너지 소모는 꺼려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밝은 표정에 스스로를 행복하다 여기는 사람에게는 긍정적인 일들이, 어두운 표정에 스스로 불행하다 여기는 사람에겐 부정적인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건데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좋은 에너지가 나오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이것은 어쩌면 끌어당김의 힘, 인력(引力)같은 것이다. 그러니 내가 좋은 것을 누리고 싶다면 좋은 것을 끌어 올 에너지를 갖추어야 한다. 영업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멘탈 강화를 위해 자주 언급하는 문구가 있다.

“웃으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

최인철 교수의 <아주 보통의 행복>이라는 책을 읽다가 행복의 천재들은 좋아하는 게 많다는 대목에 눈이 머물렀다. 그리고 잠시 책을 덮고 비록 대단한 일들은 아닐지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리스트를 쭈욱 한 번 나열하고 싶어졌다.


- 새벽에 일어나 블로그 한 편 쓰기

- 적당한 허벅지의 피로감을 느끼며 뒷산 정상에 올라 서울의 전경과 해뜨는 모습 바라보기

- 들숨과 날숨 호흡 바라보는 명상하기

- 글쓰기 동아리 회원들과 소통하며 서로 댓글 달기

- 가끔 아내의 발 맛사지 해주기

- 딸들과 아내가 재잘거리는 모습 지켜보기

- 책을 읽다가 잠시 덮고 읽은 내용 음미해 보기

- 몰스킨 노트에 선물받은 라미 만년필로 끄적이기

- 목적지 없이 집을 나와 즉흥적으로 유유자적하기

- 남부터미널이나 서울역에서 마음에 드는 곳 아무데나 찍어 표를 사서 훌쩍 떠나기

- 강릉에서 바다 바라보며 파도소리 듣기

- 해변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책 읽거나 글 쓰기

- 바닷가에서 회를 안주로 벗들과 소주 한 잔 하기

- 팔십대 부모님이 건강하게 오순도순 잘 지내시는 모습 보기

- 동생네 가족들이 잘 살고 있는 모습 보는 것

- 생각지도 않게 옛 직원이나 지인과 연락이 닿아 저녁에 소주 한 잔 하기

- 재직시 어려워했던 옛 상사들과 이제는 형, 동생하는 사이가 되어 서로 농담하며 키득거리기

- 비 오는 카페에서 재즈 음악 들으며 거리 멍 때리기

- 외국에서 현지 사람처럼 버스나 지하철 타고 시장통 돌아다니기

- 한 때 내 인생의 추억이 담긴 장소를 찾아 감상에 젖어보기

- 나의 재능기부로 비영리 단체나 모임에 도움되는 일 하기

- 직장을 벗어난 외부 활동으로 새로운 인연들 맺기

- 서점이나 도서관의 서가를 하릴없이 돌아다니기

- 봄, 가을에 따릉이 자전거 타고 한강변 달리기

- ITX에 자전거 싣고 춘천에 가서 북한강 따라 서울로 자전거 타고 내려오기

- 외국어 공부해서 그 나라 사람들과 소통하기

- 사람들에게 특정 주제로 강의하기

- 통장에 이런저런 돈이 들어올 때 ^^

- 시장에서 파는 떡복이나 순대 같은 것 사 먹을 때

- 새로운 일 기획해서 진행시켜 보기

- 기타 등등…


음, 이 정도면 나는 행복면에서는 천재성이 좀 있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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