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온라인 마케팅 과정을 배우면서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누가 뭐래도 글쓰기가 좋아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고 있지만 마케팅 차원에서 보면 대체 블로그로 어떻게 상품화한다는 건지 도통 감이 안 잡혔다. 강사님께 여쭈어도 시원한 답변은 안 나오는데 결국 성공적인 퍼스널브랜딩을 하더라도 실질적인 수입은 강의와 도서 판매 말고는 달리 없었다. 하지만 어지간한 유명인이 아닌 바에야 책을 팔아 만족할 만한 수입을 얻을 리 없다. 15,000원에 책을 팔았다면 기껏해야 저자에게 1,500원 정도가 돌아오는데 일반인이 책의 인세로 생활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강의 시장인데 여긴 더 심한 레드오션이다. 결국 대중을 상대로 한 컨설팅 시장은 주식이나 부동산, 진학상담, 취업 컨설팅처럼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일반인의 퍼스널브랜딩은 성공한다 해도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 연예인의 경우도 TV에 얼굴을 알리는 것으로는 수입이 되지 않고 광고를 찍거나 행사를 뛰어야 비로소 돈을 번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그렇다면 블로그 마케팅으로 수익까지 얻는다는 생각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블로그의 용도는 그냥 나를 알리는 매개수단일 뿐이고 실질적인 수익은 별도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오랜 기간 직장에 근무했던 사람이 조직의 배경 없이 개인 자격으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내 생각엔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러니 정말 비즈니스를 할 생각이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말고 시장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면 그동안 직장에 매여 오랜 기간 돈을 벌었으니 이제는 좀 덜 쓰더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도 된다. 생각보다 짧은 인생이다. 일을 하는 동기가 돈과 의미라면 의미에 비중을 두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굳이 비즈니스를 생각한다면 몇 가지가 있긴 하다. 우선 자신이 몸담았던 회사를 고객으로 삼는 방법이다. 시장에 상품이나 서비스 공급자는 차고 넘친다. 블루오션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왜 그 사람과 거래를 하는가? 바로 영업에서 결정된다. 영업은 고객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유리하다. 당연히 오랜 기간 근무했던 회사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고객이 될 수 있다. 둘째, 회사에서 했던 일의 연장선상에서 찾아보는 편이 그래도 낫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라 유리한 점이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 영업조직관리, 교육, 영업기획 등이 있으나 너무나 그 세계를 잘 알기에 오히려 꺼려지는 면도 있다. 셋째,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는 법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이미 시장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업체에 찾아가 사업 제휴를 제안하는 방법도 있다. 일종의 브랜드를 빌리는 방식이다.
블로그마케팅을 배우면서 드는 생각은 개인이 조직에 몸담아 일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능력치보다 훨씬 후한 대접을 받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삼 내가 다녔고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대한 고마움이 크다. 적어도 회사 밖은 결과를 내지 못하면 돈도 없는 프로의 세상이다. 지금의 내 나이로는 그런 프로의 세계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기보다는 소소한 과정을 즐기는 아마추어가 더 맞지 않을까 한다. 그러다 작은 소득이라도 생기면 감사할 일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