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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1. 부산 생활 루틴 만들기

by 장용범

루틴은 중요하다

앞으로 하게 될 부산생활의 루틴을 만드느라 바빴던 하루였다. 우선 매일 출근할 공간을 하나 잡았다. 위워크라는 중심가 서면에 있는 공유 오피스이다. 출장을 가거나 내부 일을 하거나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 머물기 위해서다. 이게 무너지면 일상이 무너지고, 일상이 무너지면 삶의 질서가 흐트러진다. 이렇듯 어떤 행위를 위한 시간과 장소는 구분되어야 한다.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 시간에 그 장소에 있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게 안정이라고 본다. 자유는 이 안정을 먼저 구축한 후에 가능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리고 안정은 반복이 기본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1년에 한 번 돌듯이 달이 지구를 매일 돌듯이 우주의 질서는 시공간의 반복이 기본이다. 그래서 새로운 공간에 가면 먼저 새로운 시간의 질서를 세워야 한다.

부산 생활의 루틴 정하기

부산 생활의 루틴을 다음과 같이 정해본다.

새벽에 일어나 글 한 편 작성, 아침 헬스, 식사 후 공유오피스 출근 또는 출장, 저녁 귀가가 기본이다. 출장지 루틴도 세웠는데 부산은 대중교통, 왕복 4시간 이내 거리는 자가용 당일 출장, 그 이상은 숙박으로 정했다. 이제 장시간 운전이 버거울 나이다. 그 외 여러 커뮤니티 활동이나 자기성장을 위한 노력을 병행한다.

방황인가 여행인가

바보는 방황하고 현자는 여행한다고 했다. 방황과 여행의 차이는 무엇인가? 방황은 돌아갈 곳이 없지만 여행은 돌아갈 곳이 있다. 방황은 질서가 없어 자유도가 높지만 여행은 질서가 있고 절제가 있다. 방황은 목적지가 없지만 여행은 목적지가 있다. 설령 처음에는 방황으로 출발했더라도 나중에 목적지가 생기면 그건 방황이 아니라 여행이 된다. 부산을 떠난 지 34년 만에 돌아와 새로운 여행을 하게 되었다. 공간적으로는 익숙했던 곳이지만 지난 시간만큼이나 낯설기도 한 곳이다. 그래서 나의 부산 생활이 방황이 아니라 여행이 되기 위해 먼저 질서를 세우는 일이 필요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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