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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2. 글쟁이들의 만남

by 장용범

울산에서의 동아리 회원을 만남

일요일 오전 울산으로 출발했다. 글쓰기 동아리 회원인 정미샘과 정란샘을 만나기 위함이다. 그리고 POD 책 출간에 대한 나의 개인적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기도 했다. 울산은 군 생활도 했던 곳이라 낯설지 않으리라 여겼는데 세월이 흐른 만큼 많이 바뀌긴 했다. 높은 빌딩과 넓은 도로망, 거리에는 젊은 청춘들도 많이 보여 노령층이 많은 부산보다 활력 있어 보였다. 역시 생산과 공업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도시 분위기였다.

두 분은 학생들의 방과 후 수업을 하는 논술학원과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계신데 바쁜 일정 중에도 틈틈이 읽고 쓰고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는 분들이셨다. POD에 관한 내가 아는 작은 부분을 알려 드리러 갔지만 사실 두 분에게서 배운 것이 더 많았던 하루였다. 글을 더 잘 쓰고 싶어 출판기획에 따른 작가 수업이나 지역 문학관에서 별도 교육을 받고 계신다 하니 참으로 대단한 열정이시다. 옛말에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않다’는 말이 있는데 두 분의 글쓰기에 대한 사랑도 그런 것 같다.

출판 기획이란?

모든 일이 그렇지만 출판도 기획이 중요하다. 출판 기획은 대중이 선호할 만한 책을 출간하기 위해 끌리는 제목이나 목차, 디자인을 정하고 몰입도를 높이는 내용으로 구성하는 등 책의 설계도를 그리는 작업이다. 작가는 글을 쓰지만 그 글을 어떤 식으로 세상에 낼지는 글쓰기와는 조금 다른 영역이다. 같은 글을 쓰더라도 기획자의 의도에 맞게 쓴 글은 아무래도 시장에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유명 작가가 아닌 바에야 독자는 책의 제목과 디자인, 내용에 끌리는 법이다. 이런 사실을 알았지만 그간 글의 소재를 달리해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썼던 이유는 일단 어느 정도 양이 충족되어야 질적인 성장을 한다는 믿음도 있었지만 내가 어떤 분야에 어떤 주제로 글을 쓰면 좋을지 아직 정하지 못해서였다. 하지만 어제의 만남을 통해 한 가지 화두는 확실해졌다. 올해는 기획에 맞는 출판을 해보겠다는 목표이다.


출판기획의 몇 가지 팁

책 쓰기는 주제와 목차를 잡는 게 가장 큰일이다. 일종의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다. 일단 이게 정해지면 나머지는 살을 붙이는 작업이다. 논술학원을 운영하는 정미샘의 SNS 운영 방식이 인상적이다. 인스타는 독서에 관한 내용으로 블로그는 신문 기사나 칼럼에 관한 내용으로 구분한다는데 참고할 만하다. 그리고 글은 워드로 먼저 작업하고 채널(블록, 인스타 등)에 복사하여 붙이면 나중에 책을 낼 때 편하다는 팁도 전해 주신다.


원고가 완성되면 출판사 100-300곳에 출판 기획서를 보낸다는데 이 중 출판사에서 채택되어 책으로 나올 확률은 보통 1%라고 하니 놀랄 일이다. 단, 출판사를 통해 책이 나오면 마케팅을 출판사에서 어느 정도 담당하기에 작가에게는 수월한 면도 있다. 두 분의 말씀을 듣다 보니 작가의 일보다는 오히려 출판기획에 더 끌리는 걸 느꼈다. 작가를 발굴하고 기획하고 마케팅까지 이어가는 일은 그간 직장에서 내가 해오던 영업관리와 유사하다. 영업사원을 발굴하고 교육과 트레이닝을 통해 전문적인 영업사원으로 육성하는 방식이다. 여전히 끌리고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걸 보니 나는 여전히 현역이란 느낌도 든다.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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