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 이근후 박사에 의하면 사람들이 죽으면서 공통적으로 후회하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자유롭게 내 마음대로 살아볼걸”, “좀 풀면서 살걸”, “좀 나누면서 살아볼걸”이 그것이다. 그럼 지금부터라도 후회 없이 죽기 위해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살아보자.
첫째. 좀 자유롭게 마음대로 살아보자.
지금까지 좀 그렇게 살아온 면도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어릴 적엔 이런저런 눈치를 많이 보았다. 지금도 상대의 감정에 예민한 편이지만 이전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다. 눈치를 많이 보는 심리적 억압은 어머님의 강한 성품 때문이었고 그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성장기를 보냈던 것 같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기대는 당연한 것이지만 자식은 거기서 벗어날 때 개체가 자유롭고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출발점이 되는 것 같다. 나의 경우엔 그게 직장을 잡으면서 본가를 떠났던 게 계기였다. 결국 자유롭고 마음대로 살기 위해선 혼자서도 설 수 있는 독립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둘째, 좀 풀면서 살아보자.
한국인은 한(恨)의 민족이라고 할 만큼 감정적으로 잘 맺히는 사람들이다. 왜 한이 맺힐까? 자신의 능력과 원하는 것 사이의 차이가 1차적 원인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한이 맺히는 건 아니다. 아무리 원해도 내 능력이 안 되면 못하는 것이다. 그것을 순순히 수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한이란 게 없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데서 한이 생긴다. 이것도 어쩌면 비교에서 비롯된 욕심이다. 그렇다면 한이 없는 삶을 살아갈 방법은 상대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고는 신경 끄고 내 길을 가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많든 적든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의 마음을 내어본다면 한 맺히는 일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 맺힌다는 건 주로 사람과의 갈등일 경우가 많다. 그러니 너무 연결 지을 일이 아니다. 너는 네 길을 가라. 나는 내 길을 갈 테니 하고 분리하는 게 필요하다.
셋째, 좀 나누면서 살자
“가진 게 있어야 나누지”라고 할지 몰라도 사실 돈이 아니더라도 나눌 수 있는 게 참 많다. 불교에서도 무재칠시라하여 돈 없이 나눌 수 있는 것 일곱 가지를 들었다. 나누기 싫은 마음은 소유욕에서 비롯된다. 당장 필요는 없지만 나중에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마음은 그것이 당장 필요한 사람에게 건네기를 꺼리게 한다. 가진 게 있어야 나눈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다만 그것이 꼭 돈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나라는 개체가 주변으로 넓게 확장된 사람 같다. 부모가 굶더라도 아이에게 먼저 먹이듯 상대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좋은 사람이 기꺼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나눈다는 것은 나를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눌 때 조심할 게 있다. 상대의 감사함을 기대하지 말자. 자칫 예상이 어긋나면 한순간 내 마음은 상대에 대한 미운 감정으로 지옥이 되고 만다.
자, 이제 후회 없이 눈을 감을 방법을 알았으니 실천만 남았겠지. 잘 할 수 있으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