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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Aug 12. 2023

꼭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안다면 절반은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막연히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구찌나 프라다 가방이 정작 본인에게 필요한 게 아니라 모두들 알아주니 가지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대체로 그렇게 살아왔다. 남이 욕망하는 자리에 나도 가고 싶어했고, 남들이 가지고 싶은 것을 나도 가지고 싶어했으며, 남들이 가는 여행지를 따라서 갔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인스타에 올리고 한껏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내면의 허함을 애써 외면한채 지내왔는지도 모른다. 혼자 있고 싶다며 SNS에 본인의 근황을 올리는 사람의 마음은 제발 나를 좀 봐 달라는 외침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그 자신이 잘 안다. 그 내면이 얼마나 비어있는지를. 우리는 그 허무를 직시해야 한다. 거기서 출발해야 한다. 나의 내면을 찾는 여행의 시작을. 던져지듯 세상에 나온 나라는 존재는 숙명적으로 허무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 허무감에서 벗어나려고 더 세속적인 욕망을 추구했는지도 모른다. 좀 더 가지게 되면, 좀 더 올라가면 나아지겠거니 하지만 그런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우리는 태생적으로 그런 존재들이니까.

사실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이상 세상을 어떻게 살 건 그건 개인의 자유다.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살겠다는데 남이 이러쿵저러쿵 할 것도 없다. 설령 그것이 부모자식간이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꼭 무언가 되어야 겠다면, 아니 무언가를 가져야 겠다면 댓가는 필요하다. 세상에 그저 주어지는 것은 없으니까.


요즘 나의 호칭이 은퇴 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대표님, 작가님, 회장님 등이다. 주변 사람들도 달라졌다. 직장의 인연들 보다는 새로운 사람들을 더 만나고 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내 주변에 이렇게 많은 시인과 소설가, 수필가들이 있을지 몰랐다. 게다가 교수님, 외교관, 활동가들도 있지만 1인 기업가들도 제법 있다. 나의 정체성은 내가 정하기도 하지만 주변인들을 보면 내가 지금 무슨 일들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세상은 참 재미난 게 내가 특정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가 그곳에 있고 그 안에는 그 나름의 생태계로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욕망하도록 설계되어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왕 무언가를 바라고 원할 것 같으면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욕망하자. 남들이 원한다는 이유로 마치 내가 원하는 것인양 착각하지 말고. 자신의 욕망을 직시할 수 있는 사람은 그래서 삶의 에너지도 강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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