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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Jan 20. 2021

069. 이거 얼마에요?

어제 평소 호형호제하는 동료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우리의 대화는 자연스레 주식투자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금액의 많고 적음은 있었지만 모두가 투자는 하고 있었다. 실물경제는 어려운데 주식과 부동산만 오르는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에는 같은 생각이지만 그렇다고 손놓고 바라만 보기에는 괜히 손해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중에는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는 이도 있었는데 나로서는 가상화폐에 대해 여전히 불신을 가지고 있는터라 그에 대한 가벼운 토론이 이어졌다.

나는 보이지도 않고 네트워크상에서만 존재하는 가상화폐가 과연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회의를 비쳤다. 나의 이런 생각에 대해 투자운용파트에 근무하는 동료가 반박을 한다. 그것은 신뢰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금은  가치가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역으로 했다. 단지 반짝이는 금속일 뿐인데 사람들이 금에 신뢰를 두고 있고 서로 가지려고 하니 가치가 올라가는  아니겠냐는 것이다. 내가 평소 돈이란 종이에 그림을 인쇄한 것으로 사람들이 신뢰를 두고 있어 가치가 생긴 것이고 지금은 화폐가 넘쳐나니 가치 보전을 위해서라도 금을 보유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런 나의 주장에   날린 셈이다.

비트코인이 자산이 된다는 사실을 나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웠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치에 신뢰를 두고 있고 그래서 자산이 된다는 것에 동의   밖에 없었다. 지금 시대에 현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앉아서 손해를 보고 있는 것과 같다. 한국은행이 찍어낸 만원짜리 지폐가 100 유통되고 있을때 짜장면  그릇이 5천원이라면 지폐가 200장이 유통된다면 짜장면은 만원으로 오르는 원리이다.  처럼 화폐의 가치는 형편없이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은 서울의 아파트  채의 값이 평균 10억원이라고 놀라워 한다. 하지만 5    보다 그만큼  많은 돈을 찍어낸 것이라 여겨야 한다. 이는 코로나 이전 5억원 짜리 아파트를 가졌던 사람과 5억원의 전세를 살던 사람의 격차를  배로 벌인 것이니 단지 주거방식의 선택만으로  사람에게는 극복하기 힘든 계층 격차가 생긴 셈이다.

삼성전자의 자산가치를 주식이라는 것으로 만들어 시장에서 거래 하듯이 사람들은 비트코인 하나를 4천만원에 거래하고 있다. 이렇듯 자산이란 사람들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그렇다면 이런 가정은 어떨까. 축구선수 손흥민이 자신의 가치를 주식으로 발행해 보는 거다.  100,000 발행하여 시장에 공모를 한다고 보자. 사람들은  주식을 주당 얼마에 구입하게 될까? 그리고  주식은 거래소 시장에서 거래가 된다면 경기를  뛰면 오를 것이고 못뛰면 내릴 것이다. 그의 연봉수준이 100억원임을 감안하면 웬만한 중소기업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어쩌면 손흥민이라는 주식은 꽤나 높은 가격이 형성될 것도 같다. 실제로 미국의  농구선수가 이와 비슷한 시도를 했던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BTS라는 가수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그들이 속한 빅히트라는 회사에 투자한다. 지금  회사 주식의 시가총액은 6조원 수준이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돈으로 산정하려는 경제체제이다. 여기 어떤 사람이 사망하면 돈을 받는 종신보험 1억원을 가입하였다. 그는  보험료 10만원의 종신보험을 120 불입해야 하는데 이제 100회를 불입한 상태이다. 그런데 그는 6개월의  시한부 선고를 받고 병원에 누워 있다. 그에게는 당장 돈이 필요하니 죽고나면 받을 종신보험의 보험금 수령권을 누군가에게 팔아 넘기고자 한다. 산술적 계산으로는남은 20 보험료를 완납하면 그가 언제 사망하든 1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당신은  보험증권을 얼마에 구입할 것인가? 이는 실제로 자본주의의 천국 미국에서 일어나는 사례들이다.  시장만 해도 300 달러의 규모라고 한다. 대체 인간이 가치를 두는 기준은 무엇일까. 반짝이는 금속, 그림이 인쇄된 종이, 컴퓨터상의 디지털 암호 등은 정말 가치가 있는 것인가. 그리고 우리가 돈으로   없는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치라는 것에 대해 근원적인 의문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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