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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이쑤 Jan 26. 2017

가로수길을 탐미하다

총성없는 맛집 전쟁터 가로수길 : 명성만큼 절대적 맛집은 없어 아쉽다.

가로수길의 샐러드 가게하면 배드파머스를 빼먹을 순 없다. 갈릭 베이스로한 중독성있는 드레싱과 질좋은 연어는 배불리 먹고 싶지만 살은 찌고 싶지 않은 여심을 공략했다. 그리고 상수동에서 유명한 연어 전문 가게였던 어게인 리프레쉬도 가로수길에 얼마전에 문을 열었다. 이곳의 연어가 유명하단 소리를 들었지만 꾸덕한 리코타 치즈덩어리를 그득 발라 아보카도를 통으로 얹혀 먹는 맛이 너무 중독성있어 연어를 시도 해 보려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연어는 어게인 리프레쉬에서 먹어보지 못해 비교할 수 없지만 아보카도의 신선함과 크기는 배드파머스를 이길 수 없다.

생일날 거한 음식을 먹고 싶어 이태원 오리지널 팬케이크하우스를 가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또 가로수길 지점을 찾았다. 주말에는 웨이팅이 있다고 들었는데 식사시간을 조금 피한터라 웨이팅은 하지 않았고 음식은 조금 늦게 나오긴 했다. 아보콥 샐러드는 굉장히 배를 부르게 만드는 짐승용량이고 1인당 2만원이 조금 넘어 브런치치고 싼 편은 절대 아니지만 가끔 미국미국 스러운 맛을 넘어 "미국!!!!!!!"스러운 분위기와 맛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을 찾기위해 일년을 넘게 벼뤘다. 현대 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를 가는 길에 이곳을 들르려다가 여기는 미리 전날 예약 주문을 하고 다음날 시간에 맞춰 찾아가야해서 번거로워 계속 미루고 있다가 부모님집에 갈 일이 생겨 이곳을 들렀다. 동네떡집과 비교하면 한참 비싼 가격이지만 떡 하나, 하나에 정성이 있고 예쁘게 포장해주셔서 선물하기도 좋다. 케이크 2만원 주고 생크리만 가득한 것보다 이북 인절미인만큼 입맛이 까다로우신 어른들도 다 좋아하는 디저트다. 먹을 양만큼 냉동실에 얼려두고 자연해동시켜서 먹어도 따끈할때 먹는 그 맛 그대로를 재연한다. 블로그에 보면 카드계산이 안된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이체를 시켰다는 후기를 보고 나도 토스로 이체를 할 생각이었는데 카드기계가 떡하니 놓여있고 카드 계산을 해도 추가로 부가세나 현금가와 차이나지 않았다.

비싸지만 맛있는 치즈케이크를 가로수길에서 먹고 싶다면 딱 좋은 곳이다. 여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예쁜 인테리어와 조명 그리고 케익세상에 푹 빠지고 싶은 사람들은 여기서 수다도 떨고 셀카도 찍기 적합한 장소다. 케이크 맛은 독보적으로 맛있었다. 많이 달지않고 케이크를 섬세하게 만들어서 입안에서 아이스크림이 녹는 맛이었다. 초코보다는 치즈케이크가 훨씬 맛있었다. 주니어스나 미국에서 온 유명한 치즈케이크 전문점의 맛과 비교했을 때 머리가 띵할만큼 자극적이거나 달콤한 디저트가 아니라서 더 손이 간다. 문제는 7,8000원이 넘는 가격에 비해 작은 양인데 뭐 요즘 비싼 카페의 케이크가격도 그렇게 하니 강남물가라치면 속이 편하다. 그리고 이 주위 카페가 10시만 되면 문을 닫는 반면 여기는 그래도 그 이후까지 (내 기억으론 새벽 1시) 문을 열어두는 터라 막차 끊길 걱정만 없다면 한없이 시간을 보내도 아쉽지 않은 곳이다.

경기가 안좋아서인지 아님 원래 이렇게 사람이 없는 건지 불금 저녁에 밥을 먹고 찾아갔던 오설록티하우스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넓은 소파에 프라이빗한 공간까지 너무 마음에 드는 공간을 찾아 좋은 시간을 보냈다. 맥스브래너스가 고속터미널에 처음 입점했을때 줄 한참 서서 겨우 퐁듀를 먹는데 퐁듀 그릇이 모잘라서 다른 사람들이 다 먹을 때까지 그릇을 기다려야 했다. 그동안 초콜렛 피자도 먹는데 뉴욕에서 먹었던 맛과는 모든게 달라서 왕실망을 했었다. 그리고 초콜릿 퐁듀도 어찌나 단지 결국 다 먹지 못하고 퐁듀의 열기에 볼만 달아올라 탈출하다 시피 그 곳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다신 퐁듀를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린티 퐁듀는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 같았다. 한국의 뷰티와 카페를 소개하는 유투버중 Joan이라는 교포 유투버가 있는데 그 친구의 완소메뉴이기도 했다. 비디오를 볼때도 무작정 달 것 같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는데 막상 먹었더니 생각이상으로 괜찮았다. 초콜렛보다 덜 달콤한 그린티를 베이스로한 퐁듀고 떡이나 찍어먹는 것들도 마시멜로처럼 혀를 자극시키는 달콤한 것들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오면 참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국에서 먹은 팟타이만큼 한참 못하고 가격도 두배지만 태국 음식처럼 맛있는 음식은 없다. 가로수길에서 후기도 괜찮고 막상 들어갔더니 사람도 많이 있어서 기대를 했는데 딱 발등찍히지 않을만큼만 괜찮았던 곳이었다. 적당히 한 끼 태국의 맛과 향을 달래는데는 충족하지만 그 이상을 채워주진 못한다. 맛있는 태국음식점중에서 좀 대중화되어있고(지점이 많고) 가격대도 적당한 맛집이 가로수길에 생겼으면 좋겠다.

달인에 나온 집이라 면발도 탱글탱글하고 국물도 살아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느끼는 건데 밀가루 특히 면요리를 나는 그리 즐겨하지 않는다. 라면도 국물때문에 먹지 면을 먹고 싶진 않다. 하지만 이곳의 국물과 면발은 퀄리티가 달랐다. 일본인 친구에게 이곳의 맛을 소개해주고 현지의 맛과 그 퀄리티를 비교해달라고 해도 한국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을만큼 라멘 한그릇에 정성이 들어가고 맛을 잡아주는 무언가가 있었으며 면발까지 살아있어 여러모로 가로수길에선 평일 런치 웨이팅을 할만큼 독보적인 라멘집이란 생각이 든다. 비오는 날은 비오는 날 대로 좋고 더운 여름날은 이열치열의 정신으로 이곳이 떠오른다.

파스타나 피자가게들중 가격대비 분위기도 좋았고 양도 아주 많았으며 레스토랑도 컨셉이 확실해 기억에 남았다. 가로수길에서 먹어본 양식(파스타/피자전문점)들중에선 여기를 처음 추천할 수 있을만큼 맛있는 곳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크게 체계적이고 세련된 양식 전문점보다 사당역의 겁없는 토끼부엌처럼 좀 Sneaky하면서 Private한, 양은 그득한데 공간은 소박한 곳을 더 선호한다. 겁없는 토끼부엌은 예약전쟁이라 사당역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한 후 간 적이 없다. 사당역에 살때도 겨우 예약을 하고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곳이 었으니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식사란 또 끼니때를 놓치면 그 의미가 퇴색될 때도 많기에 예약이 극도로 어려운 곳은 도전하고 싶은 용기를 내는 것도 망설여진다.

얼마전까지 바토스의 아성을 무너뜨릴 자가 없었다면 요즘 감성타코가 그 자리를 넘보고 있을만큼 인기가 많다. 사실 바토스는 분위기가 좋았고 그릴파이브타코는 미국스러운 분위기에 양이 많았고 감성타코는 비싼데 양도 많아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가 싶다. 제일 인기 많은 메뉴를 시켰는데 주중 런치때도 겨우 자리를 잡을만큼 인기는 상당했다. 음식을 나오는데 까지도 시간이 꽤 걸린다. 문제는 나는 우리나라에서 먹은 멕시칸 음식중 가장 맛있는 곳이 도스타코스의 쉬림프 포테이토 브리또다. 가격대비 든든하고 맛 또한 소스의 배합과 밸런스를 완벽히 잡아내는 곳이라 생각한다.

시간에 쫓기는데 잠시 무언가는 먹어야겠고 제로콜라로 떨어진 당을 충족시킬때 딱 좋은 서브웨이다. 풀드포크는 한참 인기가 많아 출시하고 고기가 없어서 한 몇일 못파는 사태도 벌어졌었다. 다이어트용으로 주문해서 먹기도 하고 든든하게 먹기도 하는데 늘 쿠키를 먹지 않았는데 저 마카다미아 쿠키는 칼로리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면 두개정도도 작정하고 먹으면 먹을 수 있을만큼 중독성있다.

 밥을 먹고 싶고 고기도 먹고 싶고 건강하게 한 끼를 먹어 하루종일 든든함을 유지하고 싶을 때 스도 스테미나 도시락이 최고다. 만원이 되지 않는 가격인데 샐러드를 먹는다는 만족감과 고기를 실컷 섭취할 수 있고 거기에 곡기가 들어가는 밥까지 1.5끼는 든든하다. 여기 주위에 모델 에이전시들이 많아 늘씬하고 예쁜 외국인 모델들도 이곳을 자주 찾는 것을 볼때면 나도 이걸 먹으면 그들처럼 날씬해질 수 있다는 착각도 들게한다. 보통 그들은 이게 하루의 첫 끼이자 마지막끼니일것이고 나는 이것이 세끼 중 한 끼라는 사실을 까먹은 채말이다.

인스타용 비주얼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는 분위기도 좋은데 햄버거가 완전 입에서 살살 녹을만큼 맛있는 것은 아니고 햄버거치고 비싸다. 수제버거가 다 그렇지만 여기보단 길버트 버거가 더 맛있었다. 같은 사장이 차린 거란 소리를 들었는데 길버트 버거가 더 버거의 맛에 집중한 느낌이고 여기는 왠지 모르겠는데 감자튀김에서도 수돗물맛, 수돗물향이 난다. 밀크 쉐이크는 맛있고 햄버거도 한 두번 정도갔다오면 충분히 이 맛이 생각나는 곳은 아니다. 단지 YG PLUS건물에 1층에 있어서 혹시 지나가다 남주혁을 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주는 장점은 있다.

이곳을 알고나서 나는 더이상 이태원의 라이너스 바베큐를 찾지 않는다. 라이너스 바베큐라고 해봐야 두번 간것이지만 웨이팅이 싫어 평일날 오픈시간에 맞춰 갔는데도 금방 사람이 찾고 미군들 사이에서 함께 뷔페보다 더 거한 식사를 했다. 댈러스 바베큐는 거기보다 덜 느끼해서 더 한국화된 맛이다. 그리고 맛이 깔끔하다. 하염없이 배가 불러 정신을 차리고 싶지 않을때 이곳에서 그득그득 식사를 하고 식곤증을 부르기 딱 좋은 곳이다.

요즘 제일 잘나가는 맛집은 바로 에머이란 생각이 든다. 쌀국수도 평타 이상이고 분짜도 진짜 맛있는데 문제는 웨이팅이 짜증날만큼 길다는 것이다. 이 집은 날이 갈수록 웨이팅이 더 길어진다. 강남점에도 최근 생겼다고 하는데 이 주위에 태국/베트남음식점 중에선 이 곳만큼 가성비대비 현지의 맛을 잘 구현해내는 곳이 없다고 느낀다. 웨이팅만 좀 없으면, 그래서 오후 3시쯤 가면 웨이팅은 없지만 겨우 한 자리 차지할만큼 붐비고 그 이후 저녁시간엔 24시간을 해도 늦은 밤까지 늘 사람들이 많다. 여기서 수다를 떨거나 하는 분위기보다 음식에 집중하는 느낌이라 회전율은 좋지만 화이트보드에 이름을 적고 문 앞에서 서성이며 웨이팅을 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릴 때가 여러번이다.

나름 유명해 보여서 들어갔는데 평타였다. 조금 느끼하기도 했는데 칼칼해서 조합은 괜찮았다. 면에 큰 특색이 없었으며(쫄깃하다던지 면발의 굵기라던지) 면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곳을 찾게 만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맛집이라 생각하는데 그정돈 아니었다. 라멘맛 잘 흉내내는, 하지만 현지의 라멘맛을 따라가기엔 2% 부족한 느낌이 강했다.

스쿨푸드는 참 가까이있는데 마음이 멀어진 레스토랑이다. 멀고도 가까운 곳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적당히 맛있는데 엄청 비싸고 가끔 생각나는 것은 아닌데 확실히 다른 곳을 대체할 수 있는 맛은 가지고 있다. 버터 계란밥의 고소함은 어마무시한 칼로리를 잊게해줄 만큼 맛있다. 특히 신사점은 천장이 높아서 분위기도 참 좋다. 외국인들이 한국음식을 먹고 싶을 때 퓨전 요리로 추천할 수 있는 적당한 맛집은 확실하지만 비싼게 가장 큰 흠이다. 늘 음식엔 가성비가 자주 찾을지 말지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란 생각이 드는데 신사점만큼의 분위기라면 acceptable한 것 같기도 하다.

싱가폴에선 여기보다 훨씬 맛있는 태국 음식이 많다고 하던데 나는 이곳의 볶음밥과 쌀국수를 정말 배고플 때 인상깊게 먹었기 때문에 누가 어떤 평가를 내리든 크게 치우치지 않고 얌타이를 맛집이라 부를 수 있다. 신사역 주변에 회사를 둔 사람들도 얌타이정도면 맛집이라고 손꼽는다. 특유의 향도 좋은데 요즘은 건너편에 에모이라는 베트남 음식점이 얌타이의 쌀국수보다 더 독보적으로 맛있게 우려낸다. 얌타이는 특유의 향이 짙게 깔리는데 에모이는 얼큰하면서 또 깔끔해서 더 입맛에 맞는 것 같다. 볶음밥을 비싼 밥주고 먹는게 참 받아들이긴 힘들지만 이곳에서 제일 맛있었던 음식은 볶음밥이었다.

오후 3시에 늦은 점심이었다. 너무 배가 고파서 떡볶이를 먹었는데 둘이서 먹다가 숟가락을 놓았다. GS 25의 죠스 떡볶이가 그리워지는 맛이었다. 음식에 정성이 들어가지 않았단 인상은 강력하게 받았다. 나의 혹평을 듣고 이 곳을 찾았던 지인 중 한 명은 괜찮았다고 맛있어서 밥까지 볶아 먹었다고 한다. 신사역에서 마음이 가는 맛집은 아직 웨이팅하지 않을때의 에모이다.

연예인 세븐이 운영한다고 연예인이 운영하면 그 유명세에 비해 맛이 없거나 가격이 비쌀 수 있는데 열봉찜닭은 굉장히 매콤한 베이스에 맛있게 요리한다. 갈 때마다 늘 일정한 맛을 유지하고 당면사리와 양념의 베이스도 늘 적당히 베여있다. 처음엔 안동찜닭보단 더 맛있는 집정도였지만 봉추찜닭보다도 더 닭을 먹을때 뜯을게 많고 일정한 맛을 유지해서 제일 선호하는 찜닭 프렌차이즈다.

가로수길을 지나가다 맛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처럼 보이는 곳에 무작정 들어가 인스타그램에 사진찍기 딱 좋은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나눠먹었다. 솜사탕은 생각처럼 달았으며 아이스크림도 웰메이드였다. 인스타에 올리기 위한 소비는 옳지 않지만 어차피 무언가를 사야한다면 인스타에도 올리기 좋은 메뉴를 선택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보기에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보다 너무 인스타에 치우친 소비생활을 경계해야 겠단 생각이 먼저 들었다.

외국인이 한국 음식을 먹고 싶다고 할때 찜닭은 다 같이 먹는 음식이다보니 마시찜의 갈비찜을 추천한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에 깔끔하고 얼큰하게 심지어 매운 감도 있어 나는 늘 맵지 않은 갈비찜을 주문한다. 양도 적당하고 늘 일정한 맛을 유지한다. 마시찜 바로 위에 아까 소개했던 라멘모토가 같은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가로수길 맛집은 알면 알수록 먹을게 없는 곳인데 생각보다 막 비싼 것 같진 않다. 맛집들은 어느 동네나 다 그 가게만 비싼데 다른동네에선 6,000원쯤 해도 되는 음식이 가로수길 물가로 8,000원쯤 하는 반갑지 않은 현상이 가로수길은 비싸다고 느끼게 하는 이유란 생각이 든다.

요즘은 맛있는 디저트 가게들이 가로수길에 많이 생기고 있다. 예전처럼 가로수길이 사람들에게 힙한 곳은 아님에도 이미 오른 물가는 내려올 생각을 않고 강남이지만 가로수길이라 다양한 국적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라이블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이 가로수길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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