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모순
작가: 양귀자
장르: 장편소설
어쩌다보니 책 리뷰를 꽤 많이 썼다. 하지만 소설 리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책키나우'라는 독서모임을 소소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5기 선정된 도서가 <모순>이다. 다른 맴버분보다 빨리 다 읽었지만 모임기간 동안 계속 복습할 예정이다. 내일은 5기 첫 오프라인 모임의 날이다. 여러 가지 토론주제를 정했는데, 책리뷰를 쓰면서 생각정리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소설이라 무엇을 토론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없지 않았다. 가볍지 않고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다. 독서모임을 만들기 전에 다양한 책과 자료를 찾아본 이후, 이번 모임을 위해 두 번째로 다시 모임 관련 공부를 했다. 다행히 많은 도움이 됐다. 역시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소설이라, 최대한 스포 하지 않기 위해 개인적인 느낌 위주로 정리하겠다. 그리고 간만에 소설 읽어볼까? 하시는 분들은 꼭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책 읽기 전/ 책 읽은 후
이 책은 1998년 처음 발행한 책이다. 표지 또한 그 시절 책답게 심플하다 못해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모임 4기까지 자기 계발 종류의 책을 읽었다. 모임에 맞는 소설을 고르느라 많이 연구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 단축을 위해 베스트셀러 위주로 조사했고, 그중 <모순>이 있었음에도 표지와 발행시간 때문에 계속 보지 않게 되었다. 다른 소설 여러 권을 미리 구매하여 읽어보았는데, 재미는 있으나 뭔가 깊이가 부족한 느낌이라 아쉬웠다.
운영진인 줄랸이 <모순>을 추천했다. 그제야 이 책을 찬찬히 연구했고, 구매하여 앞부분을 조금 읽어봤는데, 이거다 싶어 5기 도서로 정해버렸다.
그 시대 소설 감성을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은 그냥 지금 나온 웹소설이라고 해도 의심이 가지 않을 만큼 모던하다. '우중충'한 표지와 제목아래, 너무나 섬세하고 알뜰살뜰한 묘사와 스토리가 펼쳐진다. 예측될 것 같으면서도 모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책을 덮기 싫어지는 기분도 들지만, 양귀자 작가님 특유의 그 소녀소녀한 감성이라고나 할까요? 시인스러운 묘사들이 자꾸 무방비한 감정의 끈을 톡톡 건드린다.
결말 또한... 스포 노노. 봐야 한다.
책 중에서 인상 깊은 인물
사실 양귀자 작가 님의 글 아래 모두 인상 깊을 수밖에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김장우라는 인물을 꼽겠다. 학교 다닐 때 이상형이 우울하면서 예술적인 남자였는데, 약간 김장우 같은 스타일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김장우는 좀 더 과분하게 감성적인 것 같다.
지금의 나는 이런 남자가 이상형까지는 아니다. 나도 변했고 나의 안목과 가치관도 변했다. 이 각박한 세상에서 '여유'가 없어서일까? ㅎㅎㅎ
책중에서 인상 깊은 인물 관계
개인적으로 이모와 안진진을 꼽겠다.
엄마보다 더 친한 이모. 딸보다 더 친한 조카. 가족이며 친구이며 연인 같은 둘의 관계. 모든 것을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관계. 굳이 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 너무 잘 알아맞히는 그런 관계.
이모는 엄마와 같은 얼굴을 가진, 하지만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간 여자.
안진진은 엄마보다 이모와 더 끈끈하지만 이모는 엄마가 아니다.
모순이다.
끝으로
양귀자 작가 님은 독자님들이 이 소설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어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모순>은 처음으로 연재 형식이 아닌 장편이고 절대적인 몰입에 대한 충만감을 느낀 첫 장편소설이라고 하셨다.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정신과 육체, 풍요와 빈곤. <모순>이라는 책을 집필하기 전에 이런 반대의 단어들이 자주 나타났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들 삶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모순투성이라고 하셨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제목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면서 읽지는 않았다. 다 읽고 나서도 왜 제목이 '모순'일까 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또 생각해 보면, 너무 딱 맞아 떨어지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