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챌린지를 참석하고 있는데, 공통주제로 '사랑'이 정해졌다.
참... 어렵다고 생각했다.
사랑을 노래하다.
좋아하는 노래가 있다.
Westlife의 'The Rose'라는 노래다.
Some say love it is a river (어떤 이들은 사랑이 강이라고 말해요)
That drowns the tender reed. (부드러운 갈대를 물에 빠뜨리지요)
Some say love it is a razor (어떤 이들은 사랑이 면도날이라고 말해요)
That leaves your soul to bleed. (영혼을 피로 물들이게 하지요)
Some say love it is a hunger (어떤 이들은 사랑이 갈증이라고 말해요)
An endless, aching need (끝없이 아픈 필요라고 하지요)
I say love it is a flower, (하지만 나는 사랑이 꽃이라고 말해요)
And you it's only seed. (그리고 당신은 그 유일한 씨앗이죠)
노래 제목은 'The Rose'지만, 나는 사랑을 듣는다.
사랑을 겪어보다.
나이 30대 초반에, 사랑다운 사랑은 두 번.
학창 시절에 한 번, 그리고 지금.
매 번 길게 한 관계도 있지만, 한동안은 일에 미쳐 연애를 하지 않았다.
지금은 4년 넘게 사귄 남자친구가 있고, 아마 아주 드라마틱한 일이 없음 결혼하게 될 것이다.
사랑을 하면서 '나 사랑해? 얼만큼?' 외에
'사랑이 뭘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은 없다.
단 한 번도.
그리고 돌이켜보면,
나는 사랑받는 법을 몰랐었다.
'해주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고, 받는 것은 익숙지 않았다.
그럼에도 스스로 상처를 받는다.
받은 상처를 타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표현하고 서로를 힘들게 했다.
'사랑받는 법'을 지금의 남자친구에게 조금씩 배워갔다.
오빠는 나를 많이 사랑한다.
사랑을 말하다.
사랑도 팀워크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도 좋지만,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단점이 보인다.
단점이 보완되기 전에 정이 떨어질 수 있다.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서로가 무엇을 잘하는지 찾게 된다.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게 좋다.
그러다 보면 서로가 좀 더 특별해 보인다.
상대방을 위해 희생하는 것도 낭만이 있지만, 서로에게 '참여'하는 마인드로 임하면 더 좋을 것 같다.
'희생'은 긍정적으로 봤을 때 이타적이지만, 부정적으로 봤을 때 이기적이기도 하다.
상대가 원하지 않은 일방적인 희생은 본인이 원해서 발동된 행동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희생'보다는 '참여'가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충분한 이해와 존중이다.
충분한 이해와 존중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평소의 관심과 통찰이다.
그리고 사랑을 경영함에 있어서 가장 좋은 조미료는 예측불가한 소소한 서프라이즈들이다.
정말 소소해도 좋다.
'이 순간 네가 생각났어.'를 계속 표현하는 것이다.
사랑을 배우다.
작년 3월에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완독 했다.
예의란 망가진 문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문 뒤 정원에 핀 꽃에 관심을 갖는 마음 자세이다.
라는 말을 좋아한다.
작년 한 동안 혼자 전전긍긍한 적이 있다.
3년 넘게 사귄 남자친구의 생활방식이 갑자기 마음에 들지 않게 되었다.
그때즘 나는 성장, 자기 계발, 미래 준비에 취해 있었다.
남자친구는 그냥 변함없었고, 다만 변한 나의 기대와 거리가 생겼을 뿐이다.
남자친구는 게임도 담배도 하지 않고, 심성이 착하고, 부지런하다.
캠핑과 드라이브를 좋아해서 나를 데리고 많은 곳을 다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취해있었던 생활방식과 거리가 있다고,
온갖 미래를 상상하면서 내가 원하는 패턴으로 맞춰주기를 은근슬쩍 강요했었다.
나의 내면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달라고 요구했다.
평범한 대화가 아닌, 더 깊이 있는 대화를 요구했다.
나를 더 관심 있게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기를 요구했다.
나는??
남자친구가 나를 자신의 생활방식에 맞춰주기를 원한다면?
나는 거침없는 논쟁을 했겠지...
단 한 번도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요구한 적 없는 남자친구다.
항상 받아주고 포용해 주는 사람이다.
받을 때 아이처럼 기뻐하고 또 나에게 해주는 것을 더 행복해하는 그런 남자다.
오빠 덕분에 받는 것에 익숙해졌고, 기댈 수 있는 감정을 배우게 되었다.
그냥 똑같이 평범했을 수 있는 한 해였지만,
올해의 키워드를 무려 '성장'으로 정한 남자친구다. (나의 영향을 받았을까? ㅎㅎ)
나의 키워드는 '도전'이다.
조금씩 천천히 같이 나아가는.
수많은 망가진 문을 지나,
드디어 어여쁜 정원에 활짝 핀 꽃들을 함께 어루만질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나는 기대하고 믿는다.
이 것이 지금까지 내가 배운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