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
얼마 전에 책을 읽다가 '삶'에 대해서 문득 검색해 봤다.
삶의 사전적 해석이 '사는 일'이다.
와우.
사는 것 자체가 이미 일이란 말이다.
틀린 말이 아니어서, 묘한 슬픈 감정이 울렁거린다.
힘들게 태어난 인생,
우리는 도대체 왜 일을 하는 것일까?
일에 대한 토론
'책키나우'라는 소소한 독서모임을 운영한다.
3기 지정도서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인데,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 (초록색)
- 인간의 삶은 두 가지 감정에 의해 지배된다. 그것은 바로 '두려움'과 '욕심'이다.
- 대부분의 사람들을 일하게 만드는 요인이 두려움이다.
모임에서 해당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토론한 적이 있다. (2주마다 오프라인 토론 진행함)
'일하게 만드는 요인이 두려움'이란 말에 대부분 동의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내세우며 설명했는데, 납득이 되었다.
일을 하지 않으면 -> 수익이 없다 -> 기본적인 생활(일/식/주)이 어렵다. /아프면 제때에 치료받지 못한다. /여가생활을 할 수 없다.
일을 하지 않으면 -> 사회로부터 뒤떨어진다. / 성취감이 없다. / 사교적 생활이 부족하다.
두려움
- 대부분의 사람들을 일하게 만드는 요인이 두려움이다.
나는 이 말에 대한 생각을 선뜻 얘기할 수 없었다.
이유는 여기서 얘기하는 '두려움'이 어떤 두려움을 말하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다.
나를 제외한 다섯 분 맴버의 얘기를 들어보니,
'두려움'이란 내가 정상적인 생활조차 유지할 수 없을 만큼의 경지에 처해질까에 대한 두려움인 듯싶었다.
나는, 이런 두려움을 가져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고 우리 집이 절대로 잘 사는 집이라고 할 수 없다.
추운 시골동네에서 태어났고, 부모님은 한평생 부지런한 노동자였고,
나 또한 작년까지 직장인이다가 현재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백수'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아무리 못 산다 해도,
단 한 번도 밥 한 숟가락 못 얻어먹어서 굶어 죽을뻔한 적 없었고
옷 한 벌 못 얻어 입어서 얼어 죽을뻔한 적 없었다.
겪어본 두려움이 더 크다고 하던데,
그래서 나는 괜찮나 보다.
맴버 중 한 분은 '인간 회복환경'을 연구하시는 연구자 분이신데,
그분의 말씀으로는 제가 좀 특별하다고 한다.
회복탄력성이 좋다고도 하셨었는데, 어쨌든 좋은 의미니까 감사히 받아들였다.
나에게 일
그렇다면,
나는 '두려움' 때문에 일을 하는 타입은 아닌 것이다.
나름 워커홀릭 이란 말을 많이 듣는 편인데, 왜 자주 '일'이란 것에 빠질까?
대학교 졸업 후 지금까지 근 10년,
직장을 세 번 바꿨다.
골프 컨설팅 회사 대표이사 행정비서
광고회사 영업 매니저
브랜드 회사 프로덕트 매니저
어떻게 보면 전혀 연관 없는 직장의 전혀 연관 없는 포지션이다.
이유는 명확했다.
나는 (지금까지는) 아직 배움과 성장을 많이 욕망한다.
나의 가치관은 '좋은 경험'이다.
첫 직장 월급이 60만 원이었을 때도, 나는 엄청 만족해하면서 다녔다.
내 나이에 다른 데서 절대 겪어보지 못할 좋은 경험들을 많이 겪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회사를 6년이나 다녔다.
나는 지금도 좋은 경험을 쫓아다니고 있다.
그것이 내가 일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