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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칸뉴뉴 Danny Feb 09. 2024

그리운 설과 그리운 나.


설이다.

벌써 내 생에 32번째 설이다.


예전 설


기억이 쌓이기 시작할 때부터 설은 한 해중 가장 성대한 명절이다.


살이 에이는 듯 추운 엄동설한에 단란하게 둘러앉아 

다 같이 먹는 떡국 한 그릇.

소리 지르며 던져대던 화토장.

희희낙락 떠드는 옛이야기들.


그 와중에 가장 신이 난 부류는, 

그 며칠만큼은 어떻게 까불어도 덜 혼나는 특권을 가지게 되는 아이들.


예전 설은, 

아이들이 가장 기대하는 시절이겠다.

지금의 내가 가장 기다리는 시절이었다.



지금 설


지금도 설은 단연 한 해중 가장 성대한 명절이다.


그런데 

살이 에일 듯 추운 겨울은 이제 없다.

지구온난화에다 각종 '따듯함'을 선사하는 기술이 생겨났다.


다 같이 떡국을 먹는 것이 별일이 아니게 되었다.

평소에 언제든 먹을 수 있고, 설에도 집밥을 안 먹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지금 설은

내가 가장 기대하는 명절이 아니다.

지금의 내가 어른이 되어서 그럴까?

지금의 설이 예전 설이 아니어서 그럴까?



좀 그립다.

그때 그 시절과 그때의 내가.


그래도 새해니까, 복(福) 많이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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