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무언가 생각해보기
2년 전,
서울, 복잡한 도시에서 살다가 교외로 이사를 왔다.
이곳은 논과 밭, 산과 호수로 주변이 둘러싸여 있는 시골 동네. 그 속에 있는 아파트들.
이게 전부다. 자연 그 자체인 동네다. 다행히, 대형 슈퍼마켓도 있고, 편의점도 몇 군데 있고, 개인 카페도 작게 있고, 소소한 일상을 살기에는 딱 적당한 동네다. (몇 달 전, 유일하게 있던 프랜차이즈 빵집이 갑자기 사라져서 이제 빵을 사 먹을 곳이 사라진 것은 조금 슬프다.)
처음엔 '서울의 번잡한 도시에서만 살던 내가 이곳에서 잘 살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동네.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 날아다니는 새소리, 나무 타는 냄새... 농사만 안 짓지, 시골 생활이었기에.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도시보다 느린 동네에 있으니 나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뭐든지 빨리빨리, 급했던 내가 여유로워지기 시작했다. 놀랍다.
자연과 함께 하는 이곳에서,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나의 하루 일과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 요가로 몸 풀기, 아침을 먹고 엄마와 집 앞에 있는 호수 산책하기, 주말에는 아빠와 등산하기, 가끔씩 산을 넘어 다른 동네 가기.
도시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이 걷기 시작했다. 원래 걷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곳에서의 걷기는 뭔가 다르다.
내가 눈으로 보는 풍경과 맑은 공기가 걷는데 즐거움을 더한다.
목적을 위해,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걷는 것이 아닌,
편하게 입고 나가 동네 한 바퀴 하며 눈에 자연을 담으러 걷는다.
물론, 나도 사람이라 피곤할 때가 있다. 그래서 걷기 싫은 날도 있다.
걷기 싫은 날엔 걷지 않는다. 집에서 보이는 하늘과 산의 조화가 완벽한 풍경을 보며 산책을 대신하기도 한다.
이곳으로 이사 온 후 1년 동안 산책을 통해,
-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늘었고,
특히 평소 대화를 자주 하지 못했던 아빠와 소소한 대화를 많이 하기 시작했다.
-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해졌고,
- 식습관도 건강하게 바뀌었고,
- 평소에 듣지 않던 노래를 듣고, 좋은 노래를 발견하는 행복을 얻었고,
- 무엇보다도 책을 많이 읽기 시작했다. '산책과 책이 무슨 관계인가'하겠지만, 산책을 하면 피곤함이 사라지고 내 몸에 '활력'으로 가득 차는데, 이 활력을 디지털 문명으로 망가뜨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어느 순간부터 하게 되었다. 컴퓨터, 휴대폰으로 즐거움을 얻지만 금세 몸이 피로해지는 느낌이 이제는 싫어졌다. 그래서 책을 한 권 골라 읽기 시작했다. 한 페이지, 한 단락, 양에 상관없이 종이 책을 펴 읽는다.
몸이 건강해지니까, 마음도 단단해지고, 특히 생각하는 게 긍정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걸으면 피곤한 게 아닌, 걸으면서 나를 충전한다. 충전이 100% 되면 이 에너지를 가치 있게 쓰게 된다. 내가 잘 모아둔 행복의 힘을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활동으로 망치고 싶지 않기에...
이제 오늘 아침도 걸으러 나갈 것이다. 뉴스를 보니 아침 기온이 많이 떨어져 춥다고 겁을 주지만, 그래도 나갈 것이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서서히 해가 뜨며 보이는 산의 풍경을 보고 어떻게 안 나갈 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