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무언가 생각해보기
빵을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밥보다 빵을 더 좋아하고, 1일 1빵, 식후빵 꼭 해야 되는 사람이 바로 나다.
'빵이 왜 좋을까?', '빵을 언제부터 좋아했지?'
이유는 없다.
그냥 좋아했고, 그냥 좋아하기 시작했다.
빵에도 종류가 많다. 요즘엔 더더더더더더욱 종류가 많아지고 있다. 빵지순례, 빵투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고, 그만큼 보기에도 예쁜 빵들도 많아 다들 SNS에 자랑하기 바쁘다.
나는 사실 특별하게 화려한 빵보다 기본 빵을 좋아한다.
빵의 취향이 확고하다. 다행이다.
담백한 빵, 잼이나 시럽이 없는 빵, 팥이나 크림이 안 들어간 빵, 폭신한 빵을 주로 먹는 편인데,
이렇게 보면 결국 소보로빵, 식빵, 카스테라, 베이글, 플레인 파운드케이크 요정도인 것 같다.
평범하고 평범하다.
SNS를 보면 정말 전국 각지, 해외에서도 소위 말하는 '인스타 감성'에 맞는 예쁜 빵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렇지만, 그냥 눈에 들어오는 게 다일뿐, 먹고 싶은 마음은 딱히 없다.
나는 사실 빵도 그렇지만 다른 것들도 화려하거나 보기에만 좋은 건 선호하지 않는다.
역시 simple is the best.
평범하고 기본적이고 눈에 띄지 않는 그런 것들에 더 마음이 간다.
빵으로도 그 사람이 어떤지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만 봐도, 아빠는 나와 비슷한 스타일의 빵을 좋아한다. 단, 베이글처럼 질긴 빵은 절대 안 먹는다.
엄마는 달콤한 과일이 들어간 파이, 패스츄리, 달달한 케이크를 좋아하고, 동생은 내가 좋아하는 빵 빼고 좋아한다. (역시 동생이란 나와 너무나 다른 존재)
기본적인 빵을 좋아하는 건, 평범하지만 기본을 지키는 사람인 것 같다. 달콤한 과일이 들어가거나 크림이 잔뜩 있는 것을 좋아하면, 그 사람의 대화도 부드럽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취향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밝은 기운이 있다고 느껴진다. 사실 너무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심리테스트나 MBTI처럼 빵으로 각자의 취향을 파악하고 그 사람이 어떨까 상상해 보는 건 생각보다 재밌는 상상이다. 내가 생각한 그 사람과 진짜 그 사람이 일치하면 괜히 신기하고 그 사람을 더 알아가고 싶어 진다.
취향으로 한 사람의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지만, 빵을 좋아하는 나는, 나와 공통 관심사의 사람을 만나면 그 공통적인 대상으로 그 사람과 내가 얼마나 비슷한지, 다른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면서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이끌어낸다. 취미라고 해야 하나 ㅋㅋㅋㅋ
아무튼,
빵은 사랑이다. 빵을 좋아하기에 이제 내가 굽기 시작했다.
10년도 넘은, 오래전에 샀던 미니 오븐이 이제야 활발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빵, 만들고 싶은 빵을 동영상 플랫폼에서 검색해 보고 따라 한다.
이 활동에서 확실하게 배운 것이 있다.
'실패는 두려운 것이 전혀 아니었다'
나는 원래 실패하는 것을 감추고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는데, 빵을 구우면서 망치고 또 망치고 이런 과정들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재도전을 하니까 결국 성공.
이때 받은 성취감과 뿌듯함,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나, 발전했다.
빵이 나를 발전시켰다.
지금은 처음보다 많이 나아져서 한 번의 시도로 뚝딱 만들어 내지만,
그래도 여전히 실패는 있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걸 나 스스로 만들어, 그것을 완벽한 상태로 만들기까지의 연습은 즐겁다.
실패로 기분이 다운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기분을 느끼기도 전에 재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빵한테 고맙다. 내가 발전하게 해 줘서.
이제는 베이킹의 즐거움을 엄마와 나누고 있다.
부모님은 처음에 '사 먹지, 왜 그런 고생을 사서 해'라는 말을 하셨지만,
나에겐 고생이 아니다. 전혀.
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혼자 베이킹하는 그 시간을 좋아하는 것이다. 나만의 시간, 복잡한 머릿속이 한방에 정리되는 그 시간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그 시간을 엄마에게 경험시켜줬다. 내가 많이 만들어 본 빵을 엄마에게 직접 가르쳐주며, 베이킹의 즐거움을 공유했다. 이 결과, 우리 집에는 현재 바나나브레드, 베이글, 애플파이 등 많은 빵들이 한편에 쌓여있다. (부자가 된 것만 같은 이 기분)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과 대화하며 친목을 쌓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내가 두려워했던 것을 변화시킨 것.
빵이라는 간단한 주제로 시작했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가끔은 자신에게 큰 의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걸로 행복을 느껴봤으면 좋겠다. 이 기분 정말 짜릿하고, 뿌듯한데...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소소한 것으로 소소하지만 큰 행복과 즐거움을 느꼈으면.
모두들 오늘도 '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