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숨

by 노준성

낙엽 사이로 단풍이 지나가네
그 향기가 오래된 손금에 남아
작은 도랑의 물결이 거꾸로 길을 걷는다

산객 발자국 먼 산 그림자를 붙잡고
마당 쓰는 스님의 그림자 사이에서 숨죽이네
오래된 절간은 말없이 하루의 체온을 가져가고

달빛이 기슭 사이로 흘러내릴 때
나는 초입에 서서
가을의 속살을 듣는다
바람도 흙도 빛도
모두 낮은 숨으로 단풍을 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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