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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Feb 27. 2024

최고의 부동산 투자 Nola  그리고 시詩

New Orleans, City in Louisiana


다짜고짜 영시詩부터


아무리..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뉴올리언스 여행기는

1920년 흑인들의 문학 운동인 할렘 르네상스 시기의 대표적인 시인 Langston Hughes( 랭스턴 휴스)의 시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The Negro Speaks of Rivers

BY LANGSTON HUGHES


I’ve known rivers:

I’ve known rivers ancient as the world and older than the flow of human blood in human veins.


My soul has grown deep like the rivers.


I bathed in the Euphrates when dawns were young.

I built my hut near the Congo and it lulled me to sleep.

I looked upon the Nile and raised the pyramids above it.

I heard the singing of the Mississippi when Abe Lincoln went down to New Orleans, and

      I’ve seen its muddy bosom turn all golden in the sunset.


I’ve known rivers:

Ancient, dusky rivers.


My soul has grown deep like the rivers.


<< The Negro Speaks of Rivers>>

(BY LANGSTON HUGHES, 1920)


나는 강을 알고 있다:

나는 세상만큼이나 태곳적의 강을, 인간의 핏줄 속에 흐르는 피보다 더 오래된 강을 알고 있다.


내 영혼은 강 만큼이나 깊어졌다.


나는 이른 새벽에 유프라테스 강에서 목욕을 했다.


나는 콩고 강 옆에 오두막을 짓고, 그 강은 나를 달래어 잠들게 했다.

나는 나일 강을 바라보고 그 위에 피라미드를 세웠다.

나는 에이브 링컨이 뉴올리언스에 왔을 때 미시시피 강의 노래를 들었고, 나는

    흙탕물 섞인 젖줄이 석양에 황금빛으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강을 알고 있다:

태곳적의, 어슴푸레한 강을.


내 영혼은 강 만큼이나 깊어졌다.


다짜고짜 글 처음부터 영시라니...

유감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 시가 아니면 안되겠는데 어쩌겠나.

시의 한글 번역은 재미 삼아 직접 도전해 보았다.


최대한 시인이 선택한 언어의 의미와 어투, 그리고 리듬과 운율을 따르려고 노력했으나 부족해 보인다.   

시라는 문학 장르야 말로 ‘아’ 다르고 ‘ 어’ 다르기 때문에 조사하나 다르게 쓰거나, 동사의 과거형 현재형에 따라, 심지어 단어의 배열에 따라서도 그 표현의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이것은 비단 번역을 거치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만이 아니다.

비록 같은 언어 문화권내의 사람이 읽더라도 시를 읽는독자의 이해( 혹은 감성) 에 따라 수십 가지의 의미로 읽힐 수 있는 것이 시詩가 가진 본래의 속성일 것이다.


글 한 자 혹은 띄어쓰기 하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본래 영문으로 된 시를 읽으면서 내가 미처 찾지 못한 의미나 아름다움을 시에서 발견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시를 읽는 진정한 기쁨이 되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본다.


Mississippi : muddy bosom: 생명의 근원이자, 양육(養育)과 풍요의 상징


뉴올리언스에 도착하자마자 호텔방에 짐을 대충 던져두고 Mississippi 강을 보기 위해 잰 걸음으로 격자무늬로 구획된 French Quarter  가로지른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St. Louise Cathedral (세인트 루이스 대성당) 이 보이고, 아담하고 청명한 Jackson Square을 지나서 길을 건너 계단을 올라가니 드디어 미시시피 강이 보인다.


I’ve seen its muddy bosom turn all golden
in the sunset.
 
<< The Negro Speaks of Rivers>>
(BY LANGSTON HUGHES, 1920)


시인이나 소설가의 눈에는 무엇 하나 평범한 것이 없나보다.

범인 (凡人)의 눈엔 그저 흙탕물로 보일만한 것도,

시인의 언어로 보면 저 누런 흙탕물 섞인 강은

muddy bosom: 진흙탕 섞인 젖줄이 된다.

생명의 근원이자, 양육(養育)과 풍요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표현이 놀랍도록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다워 숭고하다.


Mississippi강을 바라보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늦은 오후가 아닐까 싶다.


시인이 보았던 ‘흙탕물 섞인 강물의 황토색 가슴이 일몰에 황금빛으로 변하는 것’을 실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등 뒤에서는 거리의 음악가들이  강을 바라보며 트럼펫과 클라리넷으로 미시시피강을 노래한다.  


나의 시선은 천천히 강을 따라 올라가 저 멀리 강의 발원지인 미네소타주의 미니애폴리스까지 닿는다.



Thomas  Jefferson:  부동산 재테크의 귀재!


토마스 제퍼슨은 미국의 3번째 대통령이자, 미국의 독립 선언서의 기초 작업에 참여했던 5인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어떤 수식어보다도 그를 빛나게 해준 최고의 업적은 루이지애나라는 보석같은 지역을 사들인 일이다.


프랑스 -> 스페인-> 다시 프랑스의 식민지를 오락 가락 하던  이곳을 당시 미국과 프랑스 각국의 정치적 경제적 사정과 하필이면 잘 맞물려, 미국은 운 좋게도 1천500백만 달러를 주고 1803년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를 구매하게 된다.


한국 사람들이 열광에 마지않는 부동산 재테크 측면에서 보자면 제 아무리 날고 기고한다는 재테크의 달인도그를 결코 따를 수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부동산 투자로 초 대박을 친 위인이다!


후대에 와서 그에 대한 여러 부정적 평가도 있지만 ( 노예 제도 유지, 인디언 탄압정책 등,..)  그의 부동산 투자로 인해 미국이 세계 강국으로 한 발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으니 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뭐……


미국이 세계 패권국이 될 수 있었던 여러 역사적 순간이 있었지만,

그중에 하나가 바로 루이지애나를 획득한 것이라 본다.  


당시 구입한 영토는 루이지애나 주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미시시피강의 지류인 훌륭한 강들이 뻗어져 있는 곳의 영토까지도 포함하는 것이었으니 과히 어마어마한 영토 확장이었다.


출처: https://www.americanrivers.org/river/mississippi-river/


그러나, 미국의  루이지애나 지역의 획득은 단지  영토 확장의 의미를 넘어선다.


이 부동산 투자가 미국의 비약적인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재의 Great River Road 라고 불리는 10개 주를 아우르는 배후 지역들, 그리고 미시시피 강과 지류들의 효용성 때문이다.


미네소타의에서 시작하여 장장 2897km 흘러 멕시코만으로 빠져나가는 미시시피 강은 풍부한 유량은 물론,유속이 적당할 뿐만 아니라 유역에 험준한 산이 없어 그야말로 세계적으로도 몇 안 되는 가항 수로로써 농업 및 산업의 발전, 그리고 수로 운송 확장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


그야말로 사방으로 뻗어나가고 싶었던 신생국인 미합중국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다.


I’ve known rivers ancient as the world and older than the flow of human blood in
human veins.
(나는 세상만큼이나 태곳적의 강을, 인간의 핏줄 속에 흐르는 피보다 더 오래된 강을 알고 있다.)

<< The Negro Speaks of Rivers>>
(BY LANGSTON HUGHES, 1920)


그의 시에는 미시시피 강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역사의 태동이 있었던 강들을 인간의 핏줄 속에 흐르는 피보다 더 오래된 강’이라는 시적 표현으로 승화했지만, 이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실로 미국의 심장부인 중서부 대평원 (Great plains), 그리고 그 땅을 막힘없이 흐르는 동맥,정맥이 되는 미시시피강과 지류들을 모두 확보했으니 시인의 저 비유야 말로 찰떡이아닐 수 없다.


천연 수로를 통해 수상 교역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한 것 뿐만이 아니라, 당시 아직은 잠룡潛龍이었던 미국이 애팔래치아 산맥을 넘고, 대서양을 낀 동부 연안을  확장하여 마침내 태평양 시대로 향하는 태동이 서서히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대서양 연안과 태평양 연안 끝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거리가 4828km나 되는 거대한 미 대륙 통합의 물꼬를 트게 했던 바로 그 루이지애나!


우리는 이 곳에서 무엇을 여행하고 배울지 한껏 기대에 부푼다.


하늘에서는 석양이 넘실대고,

하늘 아래에서는 눈부신 황금빛의 강물이 너울대는 것을 보며 느긋한 산책을 한다.

석양이 다할 무렵 Paddle wheeler Creole Queen이라 불리는 크루즈를 타고 Creole 뷔페와 재즈를 들으며 Mississippi 강을 다른 각도로 즐겨 본다.


 PS: 기대가 별로 없었던 탓이었을까요?!

생각보다 뉴올리언스 여행에서 느낀것이 매우 많았습니다.

처음엔 일정을 너무 길게 잡았나 했었는데, 마지막날 보니 일정이 다소 짧았다는 생각마저…

앞으로 몇화에 걸쳐서 차례로 뉴올리언스 여행기를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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