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가히 러닝의 열풍이었다. 국내 러너 인구를 약 1천만명으로 추산하는 데이터가 나오고, 단순한 ‘달리기’를 넘어 패션, IT, 유통, 식품, 관광 산업까지 결합한 거대한 ‘러닝코노미(Run-ning+Economy)’ 가 조성된 한 해였다.
일명 러닝 산업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은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와 100세 시대에 맞는 운동법이 유투브나 각종 매체에 의해 급속하게 확산된 이유에 있을 것이다.
퇴근 길 한강변이나 잠실 석촌호수, 여의도 공원 일대를 가보면 ‘러닝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혼자 뛰는 ‘혼러닝’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달리는 ‘러닝크루’ 족들이 오늘도 묵묵히 도로 위를 다수 점령하고 있다.
그들을 보면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저렇게 달리기에 열중하게 되었는지 의아해 보이기까지 한다. 물론 아주 긍정적인 시각이 대부분이지만 연세가 지긋한 분들에게는 걱정의 시선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 시선은 안전에 대한 우려와 이전 우리 선비 문화와 걸맞지 않는 옷차림에 대한 다소의 부정적 의견이 암묵적으로 표현된 것이리라.
그에 비해 걷는 행위는 운동이라는 의미보다는 일상의 필요충분 활동이고, 만보걷기 같은 운동법은 나이 드신 분들에게 맞는 정도라는 인식이 자리 잡는 것 같다.
과연 그럴까?
러닝의 장점은 무척 많다. 특히 하체 근력 강화와 심폐 능력 강화, 뇌 신경 강화를 통한 각종 질병 예방 등의 러닝 효과를 감안하면 우리가 접하는 모든 운동들 중 가장 1순위로 행해야 하는 운동인 듯할 정도이다. 이 의견에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체에 비단 뛰어야만 건강해질 수 있다는 단편 논리는 다소 억측인 듯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뛰고 싶지만 뛸 수 없는 상황인 경우가 많을 터인데 무리하게 러닝을 감행했을 때, 부상이라는 허들이 기다리고 있고, 심지어는 마라톤이라는 극한 도전을 하다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연도 많이 접할 수 있다.
이십여년 전 모 고등학교 선배 한 분은 마라톤 연습을 하다가 벤치에 앉아 쉬는 도중 심장마비가 와서 졸지에 비명횡사한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조문을 하러 방문한 장례식장에는 갑자기 미망인이 된 아내와 자식들이 슬픔조차 가누지 못한 채 고인의 영정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젊은 고인을 떠나보내야 하는 분위기에 여느 장례식장보다 더욱 침통한 분위기에 나 또한 눈물과 애통함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아주 가끔 있는 불상사라고 할 수 있겠지만 러닝은 뜻하지 않은 불행을 불씨처럼 안고 있는 운동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여느 운동과 마찬가지로 러닝을 할 때는 준비운동이나 자기에게 맞는 수준의 강도를 택하는 예비 지식이 꼭 필요하다. 절대 무리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계절에 맞는 의상과 러닝에 적합한 운동화 등 꼭 필요한 장비도 신경 써야 한다. 무턱대고 겨울에 반바지나 얇은 반소매 등을 입고 뛰는 무모함은 부작용을 더 낳는 결과를 만날 수 있다.
이제 걷는 운동에 대해 말해 보자.
걷기는 인류가 직립보행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가장 기본적인 신체활동이다. 일상을 위한 생존활동이자 이동을 위한 최초 수단이 걷기이다.
그런 걷기가 마차부터 시작해 여러 전동차들이 발명된 이후 인간들은 점차 걷는 행위보다 타는 행위로 바뀌어져 비만이나 심장질환, 운동 부족에 의한 각종 대사증후군, 근감소증, 암 등의 질병이 만연되기 시작되었다고 본다. 이처럼 걷기는 단순한 신체활동이 아닌 인간의 수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절대 기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 운동의 관점으로 러닝과 걷기 중 무엇이 좋은가?
어중간한 해답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둘 다 좋다’ 이다. 다만 상황에 맞게, 무리하지 말고, 자기에 맞는 운동을 택하라고 강조하고 싶다.
산소를 필요로 하는 유산소운동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장수에 이르게 하는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운동은 뛰고 걷는 간헐적 러닝이다. 약간 숨 찰 정도로 가볍게 뛰다가, 걷다가, 다시 뛰는 행위를 30-40분 지속하면 그 어떤 운동보다 운동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도파민, 세로토닌, 엔도르핀, 옥시토신 같은 행복호르몬이 샘솟는 역할 또한 기대할 수 있다.
이 ‘뛰고 걷기’는 젊은 층이나 나이 드신 분이나 상관없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알찬 유산소 운동이니 오늘 당장이라도 밖으로 나가 시작해 보자. 2-3주만 꾸준히 해도 1-2kg 체중감량은 문제없을 것이고 머리도 맑아지는 놀라운 경험을 해 볼 것이다.
겨울은 살이 찌기 쉬운 계절이다. 그 말은 그만큼 움직임이 적은 계절이라는 뜻일 것이니 과감히 생각을 바꿔 ‘뛰고 걷는’ 이 운동부터 시작해 보길 간곡히 권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