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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자정리 Jan 26. 2021

이게 바로 진짜 춘천 닭갈비군요.

[춘천] 우성닭갈비 - 닭갈비

 작년 가을, 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기 직전에 춘천에 갔었다. 큰 처형의 남편, 아내에게는 큰 형부이자 내게는 큰 형님이 갑작스레 유명을 달리 하신지 벌써 1년이 지나 첫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오후 반차를 신청하고 일찌감치 서둘렀던 터라, 춘천 시내에 예상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다. 


 처형 집은 춘천 시내에서도 제법 떨어진 두메산골이었기에 퇴근하는 조카를 춘천역에서 픽업해 가야 했다. 다소 일찍이 도착한 탓에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기에도 시간이 애매했다. 마침 점심도 거른 터라 춘천 하면 생각나는 음식인 닭갈비로 간단하게 요기도 하고 시간도 보낼 겸, 검색해 찾아낸 곳에서 이른 저녁 식사를 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서 시간에 딱 맞춰 조카를 픽업해 목적지로 향했다. 오래간만에 본 터라 근황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아내가 뜬금없이 조카에게 물었다.

 

춘천 현지 사람들에게 유명한 닭갈비집은 어디야?

                                  

 조카가 대답하기를, 대학생 때 춘천 시내에서 있는 닭갈비 집에서 알바를 했었는데 본인도 사장님에게 추천 닭갈비 집을 물어본 적이 있단다. 사장님은 본인 가게 말고 어디 가서 드세요?라고...

 

나? 우성에서 먹지.



 그때, 그 사장님이 답변했던 가게가 그날 우리가 들렸던 바로 그 가게였다. 물론, 아내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수많은 추천 닭갈비 중에 하나를 고르 것이 결과적으로 아주 운이 좋았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찾아간 우성 닭갈비집은 코로나 때문인지 시간이 애매해서 인지 한산했다. 손님이 있는 테이블은 겨우 하나. 아주 잠깐 이곳이 우리가 검색한 그 맛집이 맞나라는 의구심이 들기는 했지만 일단 자리에 앉았다. 주문은 닭갈비 2인분. 몇 분 후 테이블 철판 위에 놓인 닭갈비는 재료의 다양함 없이 양배추, 고구마 뿐이었고 양념도 특별히 화려함 없이 조금은 초라해 보일 지경이었다. 


간단해 보이는 재료 - 우성 닭갈비 (2인분)


 잠시 후, 철판에서 지글거리는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닭갈비를 한 점 먹어 보았다. 그제야 잠시나마 들었던 의구심이 단숨에 사라져 버렸다. 닭이 싱싱해서인지 육질이 쫄깃해서 인지 양념도 과하지 않았고 입에 착 감기는 것이 닭고기가 무척 달곰했다. 


 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적어도 내겐, 지금까지 먹어 본 닭갈비 중 가장 인상적인 닭갈비였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먹는 것만으로도 신선함이 느껴지고, 기대할 수 있는 기대치를 넘어 설 정도로 맛의 만족도가 높았다. 이미 워낙 유명한 곳이라 방송에도 자주 소개되었다는데 역시나 명불허전이 따로 없었다. 

 

다 볶아진 닭갈비, 화려한 재료는 없어도 맛은 최고였다.


춘천시 지금의 중앙로 2가 18번지에 판자로 지은 조그만 장소에서 돼지고기로 영업을 하던 김영석 씨가 1960년 어느 날 돼지고기를 구하기가 어려워  2마리를 사 와서 토막 내어 돼지갈비처럼 만들어 보겠다고 하여 연구 끝에 닭을 발라서 양념하여 12시간 재운 뒤 숯불에 구워 '닭불고기'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닭갈비의 유래다.

[출처: 위키디피아 - 닭갈비]




 닭갈비가 춘천에서 유명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유래도 춘천인 것은 알지 못했다. 1960년대 어느 자영업자 사장님으로부터 유래되었다니 다른 전통 음식에 비해 역사가 그리 길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20대 초반의 향수가 있는 음식 중 하나다. 


 돈이 늘 부족했던 대학생 시절, 주말이면 동네 친구들과 적당한 돈으로 술과 함께 배불리 먹기에 좋았던 메뉴 중 하나가 바로 닭갈비였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을 때 고기도 먹고 밥까지 비벼먹으면 2차로 술을 더 마시러 갈 필요도 없었다. 


 이제는 닭갈비를 먹는 일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가끔 마트에서 레토르 제품이나 반조리 제품으로 1년에 한두 번 정도 생각날 때 사 먹는 정도랄까. 회사 회식이나 오래간만에 친구들을 만났을 때는 먹는 메뉴로 닭갈비를 선택하기에는 잊힌 메뉴가 되어버렸다. 가격이 싸서라기 보다는 다른 먹거리가 더 많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적어도 춘천에 들렸다면 꼭 닭갈비를 옛 추억과 함께 먹어 보길 권한다. 진짜 원조가 있는 곳이 바로 춘천이니까 말이다.


볶음밥에 계란 추가 토핑   


P.S. 글을 쓰며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우성닭갈비에서는 당일 받은 국내산 닭다리 살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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