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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자정리 Dec 31. 2020

2020년의 마지막 날

내가 뽑은 올해의 키워드 '코로나와 이사'

 꽤 오래전부터 한 해가 마무리되는 12월 말에 하는 일이 있다. 올해를 돌아보며 나만의 키워드를 뽑는 일. 보통 회사에서 대 단위 프로젝트를 진행했거나 굵직한 이슈가 있었던 때가 대부분이라 그 해의 키워드로 회사 관련 일들이 차지했었다. 하루 중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으니 당연한 것 일수도 있겠지만 삶의 균형감이 없는 것 같아, 요 몇 해는 의도적으로 일상의 키워드로 뽑았었다.


집이 더 소중한 공간이 되었다. [출처: pixbay.com]


 그렇게 또 시간은 쏜 살 같이 지나, 2020년의 키워드를 뽑아야 할 때다. 정말 누가 뭐래도 올해의 키워드는 단연코 '코로나'가 아닐 수 없다. 삶의 변화가 여기저기서 많았다. 마스크는 이제 일상이 되었고 나를 비롯한 IT 업계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하는 것이 익숙해졌다. 모임과 약속은 줄어들고 배달과 택배 배송이 더 많아지는 생활. 언택트의 일상화 시대가 되어버렸다.


본래 별 게 아닌 게 제일 소중한 거에요.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올해는 별 것 아닌 것 그저 평범했던 일상이 달라졌고, 별 것 아닌 아무렇지 않게 하던 것이 얼마나 반짝반짝 빛나는 일이었는지 새삼 깨달았던 한 해다.


 일상의 소중함과 가치를 느끼게 해 주었던 그런 지난 1년. 그리고 내게 또 한 가지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변화가 있었다. 바로 이사. 국내에 코로나가 막 시작되었던 2월부터 집을 보러 다녔다. 올해 전세 만기를 앞두고 있던 터라, 더 고민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비 상식적이라는 생각에 집 값이 떨어질 거라 생각했다. 그에 반해 아내는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쪽이었고, 그런 아내 손에 이끌려 거의 매주마다 집을 보러 다녔다.


 결국, 우리는 집을 샀다. 아내는 이런 면에서는 배포가 있고 과감했다. 몇 년 후의 부동산이 어떻게 변화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우리만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은 사라졌다.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의 증가는 인테리어 소품이나 가구 구매가 늘고 DIY가 일상화되는 듯하다. 내 생애 첫 집을 구매한 아내와 나는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이사로 인해 강제적 DIY를 해야만 했고, 시간과 노동력을 투입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애정 가득한 공간으로 변해갔다. 20년의 마지막인 오늘, 서재 조명 교체로 올 해 계획했던 DIY를 모두 마쳤다.


서재의 새로운 조명과 피규어들


   매일 인생에서 처음 겪어 보는 시간이긴 하지만 내년은 별 것 아닌 소중한 일상의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브런치의 모든 분들, Happy New Ye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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