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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자정리 May 24. 2021

따릉이가 가져다준 것

전에 보지 못하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요즘 한강 공원 내에 조성된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곤 한다. 아내가 퇴근할 때, 따릉이 자전거를 이용하기 시작 한 덕분에, 덩달아 나까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따릉이 정기권을 끊게 되었다. 


 장장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한 정기권. 사면 또 본전부터 생각하는 게 우리네 심리다 보니 평일 저녁에 시간이 되거나 주말에 아내와 같이 운동 삼아 자전거를 타는데 소확행이 아닌 소따행(?) 쯤 되는 것 같다. 아내와 함께하는 소하지만 뜻한 복이랄까?


 가장 좋은 것은 계절을 있는 그대로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먼지 없는 날이 반갑고, 하늘이 맑은 날과 구름이 예쁜 날은 퇴근 후 아내와 함께 자전거를 타러 나간다. 얼굴과 팔에 스쳐가는 오월의 바람과 도로를 달리다 만나게 되는 길 옆에 흐드러지게 펴 있는 들꽃이 그저 반갑다. 요즘은 세상 좋아진 것이, 포털의 이미지 검색을 통해서 이름까지 쉽게 알게 되니 궁금증이 해소되고 작은 재미까지 더해진다. 

 

상단 - 수레국화 / 하단 - 순서대로 개망초, 분홍색 나팔꽃, 서양민들레


 길가에 무심하게 피어 있는 꽃을 만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나이가 들어서 일까? 작은 들꽃이 정겹게 느껴지고 애틋하다. 날씨가 좋은 날에만 만날 수 있는 예쁘게 노을 진 하늘을 볼 때면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도 특별한 하루가 된 것만 같다. 하루하루가 주는 소중함을 알기에, 자전거를 타며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들이 일상의 자극들이 짜릿하기까지 하다.


 따릉이를 타게 된 덕에 전에 볼 수 없던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그동안은 관심이라곤 단 1도 없던 자전거 도로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냥 인도로만 여겨졌던 인도 옆 붉은 색 자전거도로가 자전거를 위한 길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내게 필요로 하지 않을 때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편하게 걸어 다녔던 인도 옆, 자전거도로를 피해 조심해 걷는다. 



 무엇보다 정액권을 끊어 사용하다 보니, 집 근처로 외출할 때는 다른 교통수단 대신에 따릉이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아직 이사한 지 몇 달 되지 않아서 동네의 길들을 잘 알지 못해 어려움이 많긴 하지만, 자전거로 인해 도보 생활권이 자전거로 그 영역까지 넓어진 것만은 확실하다. 


 심지어 역에서 내려 동네 마트를 들려 집으로 올 때도 따릉이를 이용한다. 차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니 기름값도 아끼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안 하니 환경도 보호하고, 조금 무거워도 자전거로 이동이 가능하니 짐에 대한 부담도 없고, 동네 마트를 이용하는 횟수가 늘어나니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되는 것 같고, 자연스럽게 운동도 하고... 도대체 일석 몇조인지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앞으로도 따릉이가 주는 소소하고 따뜻한 행복의 가짓수는 그 수가 더 많아지리라. 오늘도 맑은 파란 하늘 아래 따릉이와 함께 달리련다. 


마트에서 대파와 식재료를 사 오는 모습 - 인도 위 자전거 도로




 따릉이를 실제로 써보니 무엇보다 싸고 실용성이 매우 높다.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별다른 관심도 없고 그냥 서울 시(市)에서 하는 정책이겠거니 하겠지만, 한 번 접해보면 그 효용성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 회사 동료들 중에 따릉이를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칭찬의 이유가 내가 써보니 절로 이해가 간다. 



Tip. 따릉이를 타면서 가장 궁금했던 점.


1) 1시간 권 사용시간의 의미

   - 일반권의 기본 대여시간은 1시간. 

   - 보통 1시간 안에 사용을 마치고 다시 따릉이 대여소 장에 반납하는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 하지만, 여기서 꼭 알아야 할 것이 바로, 일반권의 사용 가능 시간이 24시간이라는 것이고 횟수는 반납만 1시간 이내에 하면 24시간 내에 중복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 즉, 첫 대여를 하고 58분을 타고 반납, 그 이후 다시 재 대여를 하고 1시간 이내에 또 반납을 하면 계속 사용이 가능. 


2) 제로 페이로 저렴하게 이용하기

   - 제로 페이를 이용해서 사면 일반권은 30% / 정기권은 15%의 할인을 해준다. 

   - 정기권의 경우는 180일 기준으로 15,000원이니 할인을 제외하더라도 정말 가격이나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최고!!


자세한 가격 및 내용 참조는 -> https://www.bike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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