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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mind May 24. 2019

홋카이도 2일째 / 7월15일

니세코 파노라마 라인, 카무이 미사키(神威岬), 오타루(小樽)

밤중에 빗소리에 몇번 잠을 깨긴 했습니다만 그렇게 춥진 않아서 편하게 아주 잘 잤습니다.   

텐트위에 타프를 설치해서 텐트가 젖지 않아서 철수가 아주 편했습니다. 홋카이도는 위도도 높고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지라 아침이 무척 빠릅니다.  4시반정도면 바깥이 환하더라구요. 그래서 홋카이도에서는 가능한한 일찍 일어나서 돌기로 했습니다.   

짐을 챙겨서 계획대로 니세코 파노라마 라인 & 카무이 미사키(神威岬) 방면으로 출발합니다. 이 시점에는 이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몰랐죠...일단 짐들은 다 방수커버로 싸놓긴 했고 일기예보에서는 시간당 0.1mm정도 강수량이 예상된다고 하여 믿고 출발을 했습니다.   

조금 더 토우야 호수를 만끽하고 싶긴 했는데 날씨가 이래서 포기하고 다음 목적지로.  

날씨 좋은 날 다시 한번 가보고 싶네요. 저 호수 안의 섬에도 한번 가보고 싶기도 하고...  

실은 홋카이도의 이런 평범한 풍경들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목장의 초원이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고 그 가운데를 도로가 쭈욱 지나고 있습니다. 신호도 없고 차도 없고 사람도 없고 초원만 계속 되는 길을 달리고 있으면 기분이 정말 상쾌합니다.

니세코 파노라마 라인을 향해서 산길을 타고 올라가는 점점 비와 바람이 강해집니다. 또 진한 안개가 괴롭히네요... 우비랑 다 입고 달리는데 비가 워낙 많이 오니 목쪽을 통해서 몸안으로 빗물이 흘러들어갑니다...; 일본에서 이렇게 일기예보랑 다른 날씨는 정말 오랫만에 보는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 빗속을 자전거로 달리시는 분들이 있네요. 허허허

이 빗속에서 산길을 이 이상 진행하는거는 위험하다고 생각되어 도중에 있는 신센누마 레스트 하우스(神仙沼レストハウス)에 바이크를 세우고 벤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가게안에서 주인분이 나오시더니 히터 틀어났으니까 안에서 쉬라고 해주시네요. 


추위에 손발의 감각이 거의 없어서 민폐를 끼치는 걸 알면서도 가게 안으로 들어갑니다. 우비를 벗고 일단 최대한 빗물을 턴 다음에 히터 앞에서 옷을 말립니다. 오랫만에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느낀거 같네요. 일단 따뜻한 커피를 한잔 주문해서 마시면서 히터에 몸을 녹입니다.  

아침밥을 안먹어서 배가 많이 고프더라구요. 근데 시간이 좀 애매해서 어떻할까 고민하다가 미소 콘버터 라멘을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아 춥고 배고플때 먹으니 그렇게 맛있을수가 없네요. 저한테 최고의홋카이도 미소 라멘은 이 신센누마 레스트 하우스에서 먹은 미소 라멘입니다!


몸도 좀 풀리고 비도 좀 약해진거 같아서 다시 카무이 미사키를 향해서 출발 합니다. 카무이 미사키 들렸다가 우니동으로 유명한 미사키(お食事処みさき)에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죠...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데 사진으로 본 카무이 미사키 같은 풍경이 계속 이어지네요. 폭풍같은 비바람과 함께....  

비바람이 약해진 틈을 타 사진을 찍습니다.  

비 바람 뿐만 아니라 파도도 장난이 아닙니다. 해안도로가 정말 바다에 인접하고 있어서 파도가 도로까지 넘어오네요. 또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강물이 엄청납니다. 흙탕물이 엄청난 기세로 흘러가는데 그냥 비가 아니라 홍수라도 난거 같네요.  다른 옵션이 없어서 폭풍속을 일단 달립니다.  


카무이 미사키는 대충 해안에서 본걸로 만족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서 어렵게 식당 미사키까지 같는데....누가 돌아가셨는지 상중이라고 가게를 닫았습니다...어쩔수 없이 근처에 다른 가게가 몇군데 있어서 갔더니 연휴라 관광객으로 난리가 아니네요. 한군데는 손님이 너무 많아서 재료가 떨어져 가게 문을 닫았고 또 한군데는 빗속에 길게 줄을 서고 있습니다.  


포기하고 일단 예약해둔 오타루 아사리 클라세 호텔(小樽朝里クラッセホテル)로 향합니다. 아까 미소라멘 먹어두길 참 잘했네요. 오타루에 도착하니 비가 많이 약해졌습니다. 멋진 건물들이 많이 보여서자세히 보니 그 유명한 오타루 운하였네요! 그런데 엄청난 수의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오타루 관광도 포기하고 바로 호텔로 직행합니다. 오타루랑은 인연이 아니었나 봅니다.  

어제 캠핑장이랑 오늘 호텔은 한달전에 예약을 해두었는데 연휴라 예약 안 해놨으면 고생을 많이 했을거 같습니다. 홋카이도의 세례를 제대로 받고 오후는 세탁 및 젖은 짐들을 말리고 정비하는데 집중합니다. 다행히 오후부터는 날이 개어서 젖은 가방과 옷과 신발을 말릴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 오타루 클라세 호텔은 일단 비어있는 방이 있길래 다른거 생각 안하고 예약한 호텔인데 제대로 된 호텔이라 다행이었습니다.  

일단 짐 풀어놓고 온천 들어가서 피로를 좀 풀고 호텔안에 주말만 운영하는 가벼운 음식을 파는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라멘이 메인인 가게이긴 합니다만 아침에 라멘 먹었고 우니동 못 먹은 한을 규동으로 풀었습니다 ㅎ 집에서 만든 가정식 규동 느낌으로 담백하고 아주 맛있었습니다만 밥의 양이 장난 아닙니다. 홋카이도가 대체적으로 밥을 많이씩 주더라구요. 기본 토쿄의 1.5배정도 양인것 같습니다.  

코인란도리에서 밀린 빨래도 하고...여행 시작한지 3일밖에 안되었는데 세탁물이 꽤 되네요. 정말 이 호텔 예약두어서 다행입니다.  

저녁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산쇼쿠동(三色丼, 삼색동)을 먹었습니다. 우니랑 이쿠라 영이 좀 적긴 했지만 맛은 정말 좋았습니다. 재료의 신선함에서 홋카이도에 온게 실감이 납니다. 


호텔에서 제대로 휴식을 취하고 다음날은 드디어 오로론라인을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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