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가성비

매일 한 순간

by 초생달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 게 어렵다. 이 사람은 이래서 싫고, 저 사람은 저래서 꺼려진다. 예를 들어 회식 자리에서 고기를 굽는 순서에까지 자기 방식을 고집하는 사람을 보면,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다. 저 사람은 꼰대일 거야. 그 사람은 고집쟁이일 거야. 어릴 때부터 자주 보던 사람, 오래 만나서 익숙한 사이가 편하다. 30대까지만 해도 생판 모르는 사람을 만나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싫지 않았는데 이제 힘이 든다. 가까워지려면 많은 시간, 에너지, 관심이 필요하다. 그걸 쏟아내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지난주 낯선 클라이언트와 점심을 먹었다. 좋아하는 음식, 취미, 주말 계획…. 30분 내내 질문을 던지며 관심 있는 척했다. 집에 돌아와 소파에 누워 생각했다. ‘왜 이렇게 힘들지?’ 20대엔 이런 대화가 재미있었는데.


사무실에서 일하며 충분히 애쓰며 노력을 쏟다 보니 밖에서는 그만큼의 에너지를 쏟기가 어렵다. 어떻게 종일 그렇게 살겠어. 퇴근하면 좀 쉬어야지. 소파에 누워 멍도 때리고 쓸데없는 생각도 하고. 혼자 있어야 충전되는 사람이라 집에서 충분히 쉬어야 한다. 그렇다고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는 건 아니다. 뭔가를 배우는 건 여전히 좋으니까. 우선 일본어가 그렇다. 또한 내가 모르는 지식으로 잔뜩 무장한 낯선 책들을 만날 때는 설레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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