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작년여름, 본가인 파주로 왔을때다.
파주에는 희망농장이라는 제도가 있다. 파주주민들이 직접신청해서 각자의 작은 텃밭을 가질수 있다.
3평 남짓한 그 공간에 사람들은 저마다 심고 싶은것들을 심는다.
엄마는 매년 봄에 농장을 신청했다.
나중에 정년퇴직하면 귀농을 하겠다며 미리 연습하는거라고 하셨다.
약 4년동안 매년당첨되면서 따라갈때마다 터져나올것같은 상추머리를 보면서,
마음한구석에
'아니 상추가 저렇게 크게 자라도 되나?'
싶을정도로 기괴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차에서 내려 뒤에 트렁크에서 부시럭부시럭 연장을 챙긴다.
상추를 담아올 봉지, 물뿌리개, 햇빛의 공격으로 부터 지켜줄 왕모자까지.
텃밭에 도착해 물을 길어오며, 다른집 밭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밭앞에 푯말도 세우는데
'행복은내사랑' '00아사랑해' '님과함께' 등등 다들 작명실력이 대단했다.
푯말을 구경하는 시간이 끝나면 뭘 키우는지도 꼭 보곤했다.
어떤집은 감자를, 어떤집은 상추를.
또 어떤집은 들어보지도 보지도 못했던 수상한 작물을 키운다.
해바라기 사건이 일어났던 그날도 평소와 다를것없는 날이였다.
텃밭들을 구경하는데 해바라기가 빼곡하게 심어져있는 텃밭을 봤다.
해바라기가 제법 자라서 내 키를 훌쩍넘겼었다.
그때는 하필 노을이 지고 있었다.
해바라기 뒤로 빨갛게 해가 숨으며 갑자기 심장이 간질간질했다.
'뇌리에 박힌다는게 이럴때 쓰는말이구나. 진짜 충격적이다.'
다들 식탁에 도움이 될 만한것들을 키우는데,
저 해바라기를 키우는 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키우는걸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고난뒤, 그 낭만에 치였다. 그리고 행복하다는 감정이 솟아났다.
집으로 돌아온 뒤, 자기전에 눈을 감으며 오늘 봤던 해바라기가 떠올랐다.
그리고 입으로 되내었다.
'나는 저런 사람이 될거야. 저렇게 나이를 먹어갈거야.'
'나는 저런 사람이 될거야. 저렇게 나이를 먹어갈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