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는 키
주간 일기 같은 글들을 써내려가는 것도 어느덧 10주가 지났다. 근 2달 간 '발행'과 '연재'에 포커스를 두고 쓰던 글이라 나름대로 큰 활력이 되었다. 정해둔 요일마다 한 주를 돌아보면서 일상을 가다듬고 의식처럼 글을 쓰며 매일 작은 순간들을 소재로 기록하면서 완만하지 않지만 점과 점을 잇는 에너지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단단한 의지로 시작했지만 충동적으로 내팽개쳐지는 일상을 살기도 했고, 가볍게 정해둔 목표가 묵직해지다가 무거워지다가 바닥으로 떨어져 버릴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길을 잃은 사람처럼 가라앉고는 했는데 이럴 때마다 크게 도움이 되었던 말이 있다.
'지금을 살라' 너무 뻔한가. 흔하디 흔한 말이지만 대체로 고민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는 없다. 고민은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련,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바꿀 수 없는 시간에 있는 것 때문에 불행해지고 그 생각에 잠식되고 나면 결국 현재 이 순간도 퇴색되어 버린다. 과거나 미래는 어쩔 도리가 없기 때문에 바꿀 수 있는 것이 존재하는 현재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꺾인 의지는 풀로 붙이고 목표는 수정해 가벼운 것은 더 가볍게 만들어해 버리면 그뿐.
정신분석학적으로 부정적인 생각 회로를 돌리는 것은 인간의 디폴트값이라고 한다. 멈추고 싶다고 멈출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1.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과
2. 긍정 회로를 돌려 부정적인 생각을 상쇄시키는 것
그러니 비전보드니 긍정확언이니 시크릿에서 기원한 효과들이 모두 허황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뇌를 단련시키기 위한 훈련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부정회로가 긍정회로에 기어이 이기고 말 때 항상 떠올리는 그림이 있다.
가끔씩 스텝이 꼬이는 것 같을 때 이 그림을 상상하고 아마 지금이 저 스프링 곡선의 최저점인가 보다 생각한다. 목표 지점이 정해졌으면 직선으로 상승할 것 같지만 인생은 대부분 그렇지가 않다. 다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다시 상처를 받기도 하고, 때때로 잘못 찍은 점으로 인해 상승곡선에 탄력을 얻기도 한다. 분명한 건 돌아가더라도 그렇게 목표 지점에 가까이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향타를 놓지만 않으면 가끔씩 길을 헤매더라도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러니까 그냥 숨 한번 크게 다시 쉬고 할 일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