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naine Aug 06. 2022

브런치의 중독성

이것 참 끊을 수가 없네요

내가 이렇게 글 쓰는 것을 좋아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글쓰기라기보다 나의 감정들을 나를 모르는 어딘가에 털어놓는 것이 마음에 드는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 소개팅에서 만났던 분이 본인 이야기를 하면서 브런치에 글도 쓰고 있고 다음 메인에 선정되었던 적이 있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한 적이 있다. 물론 다음 메인에 올라가는 건 대단한 거고 그분은 그날 보고 본 적이 없지만 너도 하는데 까짓 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브런치였다. 가입은 한참 전에 다음 메인에서 CEO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가입해놨었지만 잊고 있었다. 내가 CEO가 된다면 그 글들을 참고해야겠다 하고 생각했던 시기였을 거다. 그리고 그때는 대표가 될 수 없기에 그날 읽고 닫아두었던 브런치였다. 그때만 해도 그 글을 읽고 브런치는 아무나 글을 쓸 수 없는 곳이네 하며 닫아두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름의 사회경험과 각종 풍파와 감정의 파도를 탔다고 생각하고 있는 나는 전부터 '감성적인' 글쓰기를 하고 싶었지만 감성적인 것들은 나와 맞지도 않고 인스타그램은 계정 하나를 개설하면 친절하게도 나의 계정이라는 것을 지인들에게 은근히 알려준다. 블로그도 나의 이웃들이라는 사람들이 다 보게 되지만 브런치에 내가 글을 썼다고 해서 나의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알려주지는 않는다. 나를 모르지만 구독해주시는 분들만 보게 되는 것이다. 나는 아주 비밀스럽게 글을 쓰고 싶지만 관종이기도 하다. 그래서 브런치의 이런 점이 너무 좋다.


며칠 전 저녁에 잠이 오지 않아 생각 없이 글 하나를 올려놓고 작가 신청을 한 브런치였지만 바로 다음날 작가 선정이 되었다는 알람이 왔다. 한 번에 승인이 되었기에 처음에는 아무나 쓰는 건가? 싶었다. 어쩌면 담당자분이 실수하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근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아쉽게도 사용하지 않던 메일로 등록을 해놔서 작가 승인 메일은 확인을 하지 못했다. 대신 핸드폰에 울렸던 알람을 캡처해 두었다.

겨우 글 하나로 첫 시도만에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브런치의 작은 로고가 핸드폰 알람으로 뜨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다. 마치 진짜 작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작가 신청을 하며 올렸던 나의 첫 글은 며칠 만에 4천 명이 읽어주셨다. 하지만 그 뒤의 글들은 그런 반응들은 없고 초반에 나의 실력을 몰아서 사용한 것이 아닐까 하며 나의 천재성(?) 이 빨리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동생한테 나 브런치 작가 됐대!라고 하니 카페 사장과 작가라니 꿈같은 직업이네.라는 말이 돌아왔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나 원하던 삶이다. 작가와 카페 사장이라니!! 게다가 다른 나의 친구는 먹는 그 브런치? 냐며 뭐 아무튼 손으로 하는 건 다 잘하네.라고 얘기했다. 애매한 손재주와 글재주를 가진 것이 흠이지만 나의 이 애매함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도 조금은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카페에서 일은 안 하고 글을 쓰는 요즘이다.


글 네다섯 개를 올려놓고 소재가 고갈되었다며 걱정하던 것이 무색하게 매일매일 업로드하고 있는 모습이란.. 휴가철이라 그런지 정말 한가한 주말이다. 다음 주까지는 계속 한가하고 조용할 것 같아서 PC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을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샤머니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