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naine Oct 12. 2022

나는 왜 예민한 사람일까

예민한 것은 피곤하다.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넘길 수가 없다. 다들 나와 같이 신경 쓰며 살지만 참고 있나 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작은 일에도 의미부여를 하게 되고 확대 해석하는 것도 예민함의 한 부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해놓고 후회하고 움직이지는 않으면서 혼자 바쁘기만 하다. 머릿속으로는 오만가지 상상을 다 하며 이미 해놨기 때문에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면서 오는 피로감이 상당하다.


예민한 것과 안정적이지 못한 것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나의 예민함은 어린 시절부터 나와 함께 성장했을 것이다. 그동안은 자라온 환경 탓을 했었지만 그렇게 최악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가진 것에 비해 더 큰 불평을 했을 뿐. 그리곤 얼마 전 문득 40대를 앞둔 지금은 환경 탓은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는 일들에 대한 실패를 과도하게 두려워하거나 그 실패를 했을 때 나를 보살펴줄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로 인해 오는 불안감이 항상 자리 집았고 그 불안감이 나도 모르게 습관이 되어 나를 갉아먹고 있었다. 나를 믿어줄 사람은 나뿐인데 아직도 나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부족하다고 느끼며 확신이 없어서 자꾸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물어보게 된다. 쉽게 정리하면 자존감이 낮다.


낮은 자존감을 연료 삼아 살아가면 성실의 아이콘이 될 수 있다는데 성실의 아이콘이 될 만큼 부지런하지도 않다. 게다가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나쁜 상태를 남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연락을 차단하거나 피한다는 말을 듣고 뼈를 맞은 느낌이었다.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회피성 인간이 바로 나였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일상을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지만 나는 내성적인 관종이다.


회사를 다닐 때는 아침이 오면 출근하고 퇴근시간이 되면 퇴근을 했다. 요즘은 왜 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일을 해야 한다는 핑계 삼아 지인들과의 약속을 피하기도 한다. 회사랑 똑같이 아침이 오면 카페를 나오고 한가하길 바라면서도 매출 걱정을 한다. 그리고 아직은 감사하게도 나의 이런 마음을 눈치채지 못한 것인지 손님이 찾아주시고 딱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매출이 나온다.  


바쁘면 바쁘다고 불평을 하고 손님이 없으면 없다고 불평을 하는 나는 저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뼛속까지 불평쟁이인 것은 확실하다. 웃기게도 지인들이 너무 바쁘다 하면 바쁜 게 좋은 거야!라고 대답은 해준다. 다들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


오늘은 결론이 나지 않는 글이 돼버렸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에 글을 쓰며 달라진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