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 1화) 우리 가족이 함께 봄 사색에 빠지다...

by 글 쓰는 나그네

※ 매주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아이들과 아빠가 자신만의 글을 씁니다. 그리고 그 글을 통해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함께 공유한 내용들입니다.


[ 딸-고1 ]

중학교 3학년 16살...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이제는 자주 보지 못하게 될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며 노래방에서 "이젠 안녕"을 부르면서 슬퍼하며 눈물 훔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벌써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3월 말,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동안 너무 앞만 보고 바쁘게 달려오던 인생이라 어여쁜 꽃들이 피고 있는지도 몰랐던 것인지, 내방 커튼을 열고 핀 꽃들을 감상할 여유조차도 없었던 것인지.. 나는 생각해보면 봄을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봄이면 항상 새 학기이고, 새 학교, 새 친구들, 새 선생님과 서로 적응하고 알아가느라 바빠 친구들과 벚꽃 한번 보러가본적도 없었고, 가족과 함께 봄 나들이를 간 적도 없었던 것 같다. 항상 사진으로 보며 만족하고, 예뻐하였었다. 봄은 한 해의 시작이니깐 다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바쁘고도 바쁜 시기이다. 하지만 바쁘다고 해서 너무 일, 공부만 쫓아가지 않고 옆도 보고 뒤도 보고 예쁘게 핀 꽃들도 보러 다니고, 아름답게 노래하는 새소리도 감상해보고, 맑고 공기 좋은 곳에 가서 도시락도 싸 먹고.. 하는 경험도 많이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노래, 동요, 시 들을 보게 되더라도 다른 계절들보다 "봄"으로 쓰는 가사와 시들이 많은 것을 보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봄" 하면 아름답고, 설레는.. 그런 산뜻한 기분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봄이라는 한 글자만 들어도 설레고 또 설렌다. 봄이라고 함은 무언가 향기로운 꽃 냄새를 맡아야만 할 것 같고, 파릇파릇한 잔디 위에 누워서 푸른 하늘과 하늘에 떠다니는 몽실몽실 솜사탕 같은, 앉으면 금방이라도 잠이 쏟아질 정도로 포근할 것 같은 구름을 봐야만 할 것 같다. 지금 나에게 3,4월의 봄은 바쁘고, 해야 할 것들, 나에게 주어진 것들이 제일 많아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곤 한다. 이럴 때에 내 맡은 바는 충실히 하되 가끔은 친구들과 가족들과 소풍도 가고 꽃도 보러 다니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봄은 꼭 그렇게 하고 싶다.


이번에는 SNS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 같이 느끼고 듣고 싶다. 봄이 오는 소리를.



[ 아들-초6 ]

봄이 오는 소리라.. 내가 한참을 생각해봤다 봄이 오면 무슨 소리가 날까 어떤 꽃이 필까.. 하면서 말이다.. 근데 내가 책을 읽던 참에 봄에 가장 키가 많이 큰 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로 내일부터 실천을 하려고 한다. 봄이 오면 키가 가장 많이 클 때니까 줄넘기도 많이 하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말이다.. 그리고 봄이 오면 무엇이 어떻게 변할까.. 겨울에는 눈과 비가 오고 꽃은 피지 않는다.. 근데 봄이 되면 목련꽃도 피구.. 산에 들에 진달래도 피구.. 봄이 되면 종달새도 운다... 내가 저번에 건이랑 구름사다리를 지나고 있었는데 어떤 새가 울고 잇는 것이다.. 그래서 내 친구 건이와 나는 오 이제 봄이 왔구나라고 진짜 믿었다.. 기분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2016년에는 봄이 되게 빨리 오는 기분이다..


뭔진 모르겠지만 봄이 안 좋았는데 오늘 지나가면서 목련 꽃을 보니 기분이 좋아지면서 왠지 모르게 봄이 좋아졌다..


나는 이제부터 내가 본 것을 느낌으로 적어보려 한다.

목련꽃 피면 내 마음도 피고 ,
종달새 울면 내 마음도 우는 것 같다..


[ 아빠 ]

“아빠! 밖에 추워요?”
“엄마! 이 옷 괜찮을까? 추울라나?”

우리 집 봄이 오는 소리는 아이들 옷차림에서 시작되는 듯하다. 한 겨울 움츠리던 몸이 기지개를 켜며 덩달아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졌다. 두터움에 쌓여 스스로를 가두던 모습에서 활개 치며 나아갈 수 있도록 열어주는 토대가 봄인 것 같다.


사실 봄에는 어떤 소리가 있을까? 라는 작은 호기심에서 제목을 정하게 되었다. 봄이 오는 소리는 사람마다 다양한 형태와 색깔로 입혀질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소리로 느낄 수 있을 것이고
어떤 이는 풍경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또 어떤 이는 색채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양성이 모여 하나의 의미로 통합된다면 좋겠지만 그 다양함을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글쓰기 토론의 취지는 충분히 살려 나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고 보면 봄을 알리는 소리는 무수히 많다. 한겨울 꽁꽁 언 얼음 사이로 졸졸 물 흐르는 소리, 봄소식을 알리는 홍매화의 화려한 기지개 소리, 논두렁에 고개 내민 봄 쑥들의 향연, 그리고 우리 집 식탁에서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학교생활 이야기들이 봄을 재촉하는 소리들이다.


이 중에서 가장 의미있는 소리는 식탁에서의 학교 이야기 인 것 같다. 봄꽃처럼 화사한 아이들 이야기는 세상 돌아가는 진부한 이야기에 지친 부모들에겐 더 현실적이고 더 새로움으로 다가선다. 우리 아이들 이야기가 겨울처럼 차갑고 시린 느낌이 아니라 이 봄처럼 따스함을 전해주는 따듯한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봄은 화사한 색채로 우리를 유혹하고 금방 여름에게로 넘겨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기에 점점 짧아지는 봄을 아쉬워하지 말고 짧은 시간 긴 여운을 남길 화사한 봄꽃축제로 꽃잎을 피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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