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우는 이유는 짝짓기를 하기 위해서다. 매미도 처음에는 한낮에만 운다. 조금 지나면 새벽 일찍부터 울기 시작한다. 마침내는 한밤중에도 쉬지 않고 운다. 그만큼 점점 간절해지는 것이다. 짝짓기를 하기 위해 자그마치 3~7년 동안이나 땅속에서 살다가 나왔다. 성충으로는 기껏해야 일주일에서 한 달을 산다. 수컷 매미의 유일한 사명은 암컷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그래 봤자 극히 일부의 수컷만 암컷의 선택을 받겠지만."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이정모 p.217 -
세상 살다 보면 참 간절한데도 이루지 못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사명을 갖고 태어납니다. 어떤 일이 나에게 주어졌는지 모르고 생을 마감하는 이들도 많지만, 스스로 자신의 사명을 찾아내고 완수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매미가 저렇게 긴 시간 동안 땅속에서 살다 나와 일주일에서 한 달 밖에 못 산다니 매미와 비교해보면 우리는 참 행복한 삶입니다. 매미는 저 긴 시간 땅 속에서 웅크리고 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지낼까요?
삶은 긴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간절함은 더해집니다. 마냥 아무 생각 없이 기다리는 삶에는 간절함도 바람도 기대도 없기에 삶의 의미도 없어 보입니다. 힘겨울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하죠. '어떻게 살 것인가?' 질문은 있는데 답은 찾지 못하고 헤매며 삽니다. 이 질문을 찾아가는 길에 '매미의 간절함'이란 단어가 메아리칩니다. 잘 살려면, 무언가에 대한 갈망이나 목마름의 갈증을 씻어 줄 간절함의 대상을 찾아야 합니다. 이 간절함이, 만약 내가 원하고 남에게 도움이 된다면 '위대한 간절함'이 될 수 있습니다.
간절함이 위대해질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나에게 부족한 것만 결핍 리스트에 올려놓고 쟁취하려 노력하며 살아왔는데 격조가 있는 노래처럼 품위가 있는 간절함도 있을 수 있다는 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매미는 암컷의 선택을 받기 위해 간절히 울기밖에는 못하지만, 우리는 위대한 간절함을 찾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어진 삶이 결코 짧지 않습니다. 저의 간절함이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