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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쓰는 나그네 Sep 10. 2022

위대한 간절함

"매미가 우는 이유는 짝짓기를 하기 위해서다. 매미도 처음에는 한낮에만 운다. 조금 지나면 새벽 일찍부터 울기 시작한다. 마침내는 한밤중에도 쉬지 않고 운다. 그만큼 점점 간절해지는 것이다. 짝짓기를 하기 위해 자그마치 3~7년 동안이나 땅속에서 살다가 나왔다. 성충으로는 기껏해야 일주일에서 한 달을 산다. 수컷 매미의 유일한 사명은 암컷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그래 봤자 극히 일부의 수컷만 암컷의 선택을 받겠지만."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이정모 p.217 -



 

세상 살다 보면 참 간절한데도 이루지 못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사명을 갖고 태어납니다. 어떤 일이 나에게 주어졌는지 모르고 생을 마감하는 이들도 많지만, 스스로 자신의 사명을 찾아내고 완수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매미가 저렇게 긴 시간 동안 땅속에서 살다 나와 일주일에서 한 달 밖에 못 산다니 매미와 비교해보면 우리는 참 행복한 삶입니다. 매미는 저 긴 시간 땅 속에서 웅크리고 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지낼까요? 


삶은 긴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간절함은 더해집니다. 마냥 아무 생각 없이 기다리는 삶에는 간절함도 바람도 기대도 없기에 삶의 의미도 없어 보입니다. 힘겨울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하죠. '어떻게 살 것인가?' 질문은 있는데 답은 찾지 못하고 헤매며 삽니다. 이 질문을 찾아가는 길에 '매미의 간절함'이란 단어가 메아리칩니다. 잘 살려면, 무언가에 대한 갈망이나 목마름의 갈증을 씻어 줄 간절함의 대상을 찾아야 합니다. 이 간절함이, 만약 내가 원하고 남에게 도움이 된다면 '위대한 간절함'이 될 수 있습니다. 


간절함이 위대해질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나에게 부족한 것만 결핍 리스트에 올려놓고 쟁취하려 노력하며 살아왔는데 격조가 있는 노래처럼 품위가 있는 간절함도 있을 수 있다는 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매미는 암컷의 선택을 받기 위해 간절히 울기밖에는 못하지만, 우리는 위대한 간절함을 찾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어진 삶이 결코 짧지 않습니다. 저의 간절함이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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