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카페 바리루스
동행이 있는 날.
어디로 갈까 고민하던 찰나, 함께 하는 이와 함께 검색해 찾은 카페.
파주 카페를 검색하고 상단에 있는 카페 길 찾기를 눌렀다.
약간의 비탈길을 지나오니 엄청난 규모의 주차장을 발견했다.
스튜디오와 함께 위치하고 있는 카페 '바리루스'.
입구는 어디인가 찾다가 주차장에서 바라본 건물 왼편에 아치형 문을 발견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길게 늘어선 노을빛 광경.
바다를 모티브로 한 것인지 작은 섬에 나무 하나가 놓인 바다를 연상시켰다.
이 설치물은 어떻게 찍어도 예뻤다.
실제로 보면 더 예쁘다는 사실.
외부에는 인디언 텐트들이 즐비했다.
아마 봄, 가을이라면 이곳이 핫하지 않을까 싶다.
아닌가?
겨울이라 눈이 내리면 더 예쁠 수도 있겠다.
빵도 있고, 마카롱도 있다.
동백빵은 꽤 유명한 빵인 듯했다. 먹기에 아까운 비주얼.
화장실로 가는 곳이 독특하다.
길 끝에 걸린 그림이 보고파 조금 서둘러본다.
벽에 뚫린 구멍으로 다른 사람들이 보일 것도 같다.
봄이 되면 다시 와보고픈 카페다.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이번에 읽은 책은 한강작가의 [내 이름은 태양꽃]이다.
작가가 쓴 동화가 두 편 있다. 이 책과 [눈물상자].
https://brunch.co.kr/@noana/207
[눈물상자]는 처음 읽을 때와 두 번째 읽을 때 느낌이 달랐다.
이 책은 어떨지 궁금하다.
한강 작가의 심사평이 공개되었을 때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적산문이 어떠한 것인지 이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산문글이, 긴 문장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생각이 든다.
단단한 흙을 비집고 목을 뽑아봐도 빛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누구일까?
담쟁이와 함께 머물다 벽을 넘어간 담쟁이와 이별한다.
홀로 남은 나는 언젠가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기다린다.
내가 서 있는 곳이 담장 밑이라는 것을, 종일토록 햇빛 한 점 들지 않는 버려진 땅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을 만큼 환하게요. p25
저릿저릿 잔뿌리들이 소스라치고, 이마에 홧홧 열이 올랐다가 이내 내리곤 했습니다. p26
나에게도 꽃이 피었다.
향기를 맡고 꿀벌이 나타났지만 꽃잎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왜 그럴까?
꿀벌은 나에게 꽃잎에 빛깔이 없다고 한다.
투명한 꽃잎을 무수히 많은 이들이 너 같은 꽃은 태어나서 처음 본다고 말을 한다.
빛깔 있는 꽃잎을 갖고 싶었던 나는 내 꽃잎을 보지 못해 치고 가는 바람이나 꿀만 가져가는 벌들이 싫다.
오는 것도, 말을 거는 것도 싫다.
꽃잎에 빛깔만 있다면 상처를 입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더 이상 꿀벌도, 바람도 찾아오지 않게 되고 냄새 역시 고약해진다.
홀로 남은 내게 누군가 말을 건다.
겨우 흙 밖으로 내밀어보았다는 그는 누구일까?
땅속에서 눈을 뜨면, 잠깐 동안 보았던 세상의 기억이 얼마나 눈부신지 몰라. 세상에는 바람이 있고, 바람이 실어오는 숱한 냄새들이 있고, 온갖 벌레들이 내는 소리들이 있고, 별과 달이 있고, 검고 깊은 밤하늘이 있잖아. 그것들이 견딜 수 없게 보고 싶어 지곤 해. p58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하게 원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미 나는 투명하지만 꽃을 피웠고 흙에서 올라왔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흙속에 잠겨 아직 세상을 다 보지 못한 존재이다.
비가 많이 내리고 개미들이 줄을 지어 식량을 나르고 산바람이 불어오는 날, 나는 일렁이는 흰구름 떼를 보고 좋아하게 된다.
아침마다 나는 눈을 드고 내가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았습니다. p79
일상의 소중함을 모르다가 사건, 사고를 접하다 보면 아차 싶을 때가 있다.
눈을 떴을 때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프다.
세상 모든 것들을 이렇게 생생한 눈으로 사랑하는 법을,
살아 있는 동안 잊지 않게 해 주세요. p86
염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