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의 봄 - 이현
오늘 소개할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임진왜란이 배경인 역사동화입니다.
역사동화야 말로 우리 아이들에게 바르게 역사를 알려줄 수 있는 쉬운 개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푸른 사자 와니니]로 유명한 이현작가의 예전 동화 [임진년의 봄]이 어떤 동화일지 한 번 보실까요?
이 동화는 2015년, 벌써 이 세상에 나온 지 10년이 지난 동화입니다.
하지만 역사는 변하지 않죠.
10년 전 임진년의 봄은 2025년의 임진년의 봄과 같습니다.
1592년에 일어난 임진왜란은 동아시아 최대의 전쟁이었는데요. 당연히 국내 정세는 어지러웠겠지요?
이 동화에서는 열두 살 아이 협이가 주인공입니다.
장악원이라는 관청에서는 춤을 가르쳐 무동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무동이 되기 위해 협이는 한양으로 향합니다.
한 번에 갈 수 없으니 부산으로 가 한양으로 가는 배를 타고 가는데요. 그곳에서 협이는 삼택이라는 친구를 만납니다.
원래 협이는 양반가의 자손이었는데요.
연산군 시절, 협이의 고조부 나직언이 임금을 비판하는 상소를 올리면서 노비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연산군이 왕위에서 쫓겨난 이후에도 노비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도성 안에 도착한 무동들은 움집을 지으라는 명을 받습니다. 지휘자로 나선 유직장은 아이들의 원성을 태연하게 다 받습니다.
"지친 몸 누일 수 있으면 됐지, 기와집이면 어떻고 초가면 어떻고 움집이면 어떠냐? 지붕이 다르다고 하룻밤이 이틀 밤으로 되는 것도 아니거늘." p27
하지만 유직장 또한 이곳에서 함께 지낸다는 말에 무동들도 놀랍니다.
협이의 유직장에 대해 호기심이 생깁니다.
금금이를 따라 협이는 서고의 책을 몰래 읽기도 하는데요.
책을 몰래 읽어야만 한다니 참 서글픈 시대였습니다.
지금은 읽으려면 읽을거리가 차고 넘치는 데 말입니다.
책을 읽고 싶어도 읽지 못하는 사람보다 읽어야 하는데 읽기 싫은 사람이 더 많은 곳도 있을 텐데 말이죠.
무동이 된 이후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을 하던 아이들은 고뿔에 걸린 오징이 덕분에 하루 쉬게 됩니다.
협이와 삼택이, 금금이는 한양 구경에 나서는데요.
이곳에서 광해군을 만나게 됩니다.
금금이는 광해군의 부인을 섬겼던 노비였습니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굉장히 궁금해지더라고요.
아마 영화 <광해>의 영향도 있었을 것입니다.
워낙 이병헌의 연기가 좋아 이 책 속에 담긴 따뜻한 광해군마마의 모습도 궁금했거든요.
협이와 아이들은 열심히 연습을 합니다.
송별연에서 춤을 출 무동으로 뽑힌 삼택이는 어쩐 일인지 무대에 서기 싫다고 말합니다.
다들 대궐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에 부러워하지만 삼택이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그리고 유직장은 왜 첩자로 불리는 아베와 함께 있었을까요?
이야기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집니다.
협이는 노비 신세를 면할 수 있다는 말에 역모를 꾀한 사람을 신고하려고 합니다.
증거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요.
움집 속을 뒤지다 항아리에서 지도를 찾아냅니다.
송별연에 춤을 추지 않는 무동까지 대궐로 초청을 받게 되는데요.
신이 난 협이는 다른 세상 속에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합니다.
문 하나를 지났을 뿐인데 다른 세상이었다. 연못에 비친 물그림자처럼 아름답고 고요한 세상이 펼쳐졌다. 궐내각사를 바삐 드나드는 관원들도 종종걸음을 치는 궁인들도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움직였다. p98
경회루, 근정전 모두 우리가 익히 듣고 있는 이름이죠.
익숙한 이름의 궁궐들이 책 속에 속속 등장합니다.
뒤늦게 들어간 무동들은 병풍처럼 서있는 게 다지만 그래도 협이는 즐겁습니다.
이때 남쪽에서 왜군이 부산포에 상륙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송별연은 취소되고 궁궐 안은 어수선해집니다.
동래성의 성민이 모두 죽었다는 조첨정의 말에 협이는 울음을 터트리고 맙니다.
동래성이 있는 경상도에는 가족들이 있었으니까요.
밤마다 너를 생각하며 달님에게 기도한다. 달이 뜨거든 어미를 보듯 하여라. p123
협이는 달님을 간절히 보며 어머니도 보고 있기를 바랍니다.
유직장을 왜놈의 첩자라고 발고했지만 과연 첩자가 맞았을까요?
여기서 반전이 있습니다.
왜인이지만 첩자는 아닙니다.
조선인인 줄 알았지만 왜인이었고, 첩자인 줄 알았지만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이었습니다.
사마귀가 저 잡으려는지도 모르고 매미는 노래만 부르네.
물고기는 놀기만 하고 갈매기는 잠만 자네.
이 땅이 어느 땅이냐.
다시 찾아와 거듭 연회를 펼치리라. - p177
협이는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첩자로 오인받아 잡혀간 유직장은 어떻게 될까요?
이 동화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쓴 창작동화입니다.
실제로 협이라는 아이가 있었는지도, 삼택이라는 아이가 있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임진왜란이 일어난 것은 엄연한 사실이죠.
동화 속에서 역사적 진실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건 잘 고려해서 들려줘야 합니다.
최근 불미스러운 리박사건처럼 잘못된 역사의식을 아이들에게 심어주지 않기 위해 열심히 좋은 동화를 찾고 좋은 책을 찾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