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도감 - 최현진
이번 작품은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이에요.
2025년 6월 12일에 나온 따끈따끈한 신작이지요.
본의 아니게 계속 [엉엉]에 해당하는 작품만 소개하게 되는데요.
이 책은 사랑하는 형제의 죽음을 대한 아이의 마음을 잘 묘사한 동화여서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이미 [스파클]이라는 작품으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아 책이 출판되었는데요.
올해에 동화로 새로운 책을 펴냈습니다.
읽다 보면 저력이 있는 작가인 듯합니다.
요즘 수상작들이 장애, 죽음을 많이 다루고 있는 데 이 작품 역시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인 이 책 띠지에 쓰인 글을 보고 슬플 것이라고 예감이 들었어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었지만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누나와 매일 같은 집에서 하루를 보내다 어느 날 누나가 죽습니다.
주인공인 '나'인 강산은 왼쪽 귀가 들리지 않았고 그런 동생을 돌봐야 했던 누나는 항상 동생의 왼쪽을 지켜준 누나가 말입니다.
- 누나랑 등교할 때는 흰 선만 밟으며 건너가는 일이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누나가 항상 내 왼쪽을 지켜주고 있었으니까. p15
그런 누나가 갑자기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면 이 아이의 심정은 과연 어떨까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매일 누나와 등교하던 길이 이제 혼자 가야 하고 횡단보도도 혼자 건너야 하고 이 모든 것이 아이에게는 두려움뿐이다.
- 먼지는 햇빛을 받으며 공중으로 흩어졌다. 가장 큰 먼지 하나가 벽에 걸린 모자에 가 앉았다. 누나가 아끼던 밤색 카우보이모자였다. p29
어느 날 누나의 방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만지게 된 모자. 이 모자에서 누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산이는 환청을 듣고 있는 걸까요? 이야기에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었습니다.
이 책에는 나비 그림도 나옵니다. 그래서 찾아보게 된 그림도 있습니다.
바로 [김홍도 새로움]이라는 책에서 김홍도의 '화접도'라는 나비 그림을 찾아보았습니다.
부채 속 나비가 내게로 날아오는 듯하네요.
산이에겐 누나가 엄마 대신이었습니다.
엄마 대신 누나가 참관 수업을 오고 발표할 때 누나가 가장 크게 박수를 쳐주었죠.
우리한테는 서로가 있어. p36
서로에게 큰 힘이 되는 사이.
이 말을 계속 기억하고 소리 내어 보는 아이의 마음이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가족의 죽음은 남은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듭니다. 딸을 잃고 난 후 엄마는 일도 못하고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죠. 아이에게 이제 엄마가 전부이지만 어떻게 하지 못합니다.
- 엄마도 엄마 맘대로 하면서. 엄마도 엄마를 맘대로 내버려 두면서. p54
앞머리가 흘러내리도록 놔두는 엄마에게 화가 난 산이는 혼자 집을 나섭니다.
혼자 횡단보도도 건너보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죠.
카우보이 모자를 쓰면 누나의 말이 들립니다.
그렇게 안정을 가지게 된 산이는 밖으로 나갑니다.
산이는 누나가 죽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사람들이 보는 게 싫습니다. 댓글을 보면 마음도 아프고요.
사람들은 온라인상에서 너무 쉽게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있죠.
죽음마저 쉽게 말하는 것이 책을 읽는 내내 속상했습니다.
- 나는 보이지 않는 소리들을 향해 외쳤다. 만 개로 조각나 나를 찌르는 소리들을 향해서 말했다. p85
- 사람들이 누나가 죽는 순간을 그만 봤으면 좋겠다. 내게 일어난 일에 대해서 혼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마음껏 누나를 생각할 수 있게. p122
쉽게 글을 써버리는 사람들 때문에 또 상처를 받게 됩니다.
온라인의 댓글을 보면 전혀 상관이 없는 관계임에도 마음이 아픕니다. 꼭 이렇게까지 써야 할까 하는 마음이 드는 거죠.
누나가 없는 산이의 하루가 시작되고 엄마는 또 피켓을 들게 될 것입니다.
산이는 혼자 걸어가며 누나를 기억합니다.
- 주홍빛 꽃길 위에 누나의 발자국을 남겼다. p150
오랜 이별, 죽음이라는 이별, 언젠가는 닥칠 이별이지만 만나고 싶지 않은 이별.
이 동화는 죽음이라는 것을 만나고 난 후 그 만남을 어떻게 대하는 지 보여줍니다.
최현진 작가의 다른 책 [스파클]을 찾아서 읽어볼 생각입니다.
이 먹먹함과 따스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어지거든요. :)